그냥 일기 11-10-2018

소년공원 2018.11.10 19:10 조회 수 : 164

아이들 근황

 

2018년 11월 10일 토요일 춥고 맑음

 

토요일인 오늘은 나중에 자세하게 쓰겠지만 후속 연구 실험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에 나와있다.

요즘 내가 많이 바빴는지 - 바쁜지 아닌지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바빴나보다 - 블로그에 글을 쓴지가 꽤 되었다.

오랜만에 아이들 근황을 업데이트 한다.

 

지난 목요일 아침 등교 전에 둘리양 칫과 검진을 다녀왔다.

우리 가족이 가입한 의료보험은 6개월마다 칫과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되어있는데, 오빠에 비해 충치가 잘 생기는 둘리양은 재작년 대대적인 충치 치료를 받았건만, 이번 검진에서 또 치료할치아가 발견되었다.

아래는 칫과에서 뽑아준 견적서인데, 맨 위의 세 개 짜리 치료는, 이번에 새로 난 안쪽 어금니의 주름 부분에 뭘 채워서 주름을 얕게 만들어 주는 것인데, 그러면 깊은 주름 골짜기 안쪽에 충치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한 개당 50달러의 치료비 중에 보험이 35달러를 내어주고, 우리 부담은 15달러이다.

그 다음에 150달러 짜리 비싼 것이 충치를 긁어내고 떼우는 치료이다.

그 아래 45달러는 마취가스 비용인데 이건 보험에서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모두 우리의 부담이다.

12월 4일에 이 모든 치료를 하기로 예약을 잡아두었다.

우리가 지불할 돈이 160달러로 예측되는데, 그나마 직장에서 보험을 들어주는 덕분에 의료비 비싼 미국에서 이 정도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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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선추척 실험을 하기 위해서 박혜진 선생의 실험실로 나왔는데,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 코난군은 집필활동을 했다.

학교에서 하는 영재교육 과제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친한 친구들과 의논이 되어서 구글 다큐먼트로 네 명의 소년이 소설을 창작하고 있는 거란다.

차례를 정해서 한 사람이 줄거리를 쓰고 나머지 아이들은 수정하는 방식으로 장편 소설을 쓰고 있는데, 코난군이 가장 먼저 줄거리를 쓰기로 했고 벌써 6페이지나 썼다.

소설의 제목은 코드 블랙.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상황을 학교 운동장에서 맞닥뜨린 초등학생 아이들 몇 명이 모험을 하는 이야기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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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다큐먼트는 보통의 문서편집 프로그램과 흡사해 보이지만 온라인에서 동시에 여러 명이 한 문서를 함께 편집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코난군이 줄거리를 쓰는 동안에 친구인 조나스가 오타를 발견하면 곧바로 고칠 수 있고, 지금 현재 코난군과 조나스가 동시에 문서를 편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구가 바로 옆에 있지는 않지만, 함께 소설을 쓰는 놀이를 할 수 있으니, 그 재미 덕분에 5학년 아이들은 컴퓨터 앞을 떠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 대신에 온라인으로 소설 창작을 하는 놀이를 하고 있으니, 엄마로서는 만족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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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선생과 한명숙 선생님과 함께 했던 작년 실험 결과를 논문으로 써서 한 편은 미국 학회지에 제출했고, 또 한 편은 한국 학술지에 곧 제출할 예정이다.

실험 자료가 흥미롭고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어서 올해에 같은 아이들을 데려다가 같은 실험을 해서 시간이 흐른 후에 어떤 변화 양상이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박혜진 선생이 지도하는 대학원생 맥켄지 양이 아이들 테스트 하는 것을 도우려고 토요일 오후에 학교에 나왔다.

둘리양은 작년에는 낯선 사람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컸다고 그런지 맥켄지 언니가 묻는 말에 대답도 잘하고 테스트 결과도 어휘력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물론, 잘 협조하면 자판기에서 과자를 사주겠다는 사전 계약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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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 소설 집필을 마치고 게임을 하는 코난군.

실험실 저쪽에는 박혜진 선생의 딸 아린이가 실험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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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컴퓨터로 프로그래밍 된 동화책을 무려 다섯 권이나 읽고, 그 다음은 한국어와 영어의 언어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그림을 보고 말하거나 지시에 따라 물건을 건내 주는 등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해야 할 모든 테스트와 실험을 마치니 두 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지난 주말부터 일광절약 시간이 끝나서 오후 다섯 시만 되어도 밖이 캄캄해지는데, 마침 학교 식당의 저녁 식사 시간이 되기도 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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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식당은 뷔페식이어서 입맛이 사뭇 서로 다른 두 아이들에게 각자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 먹일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조리하고 차리고 치우는 일도 없으니 그것도 아주 좋다 :-)

집에 혼자 남은 남편은 아마도 낮에 먹고 남은 밥과 국을 알아서 차려먹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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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엄마 학교 식당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디저트 때문이다.

아이스크림을 쿠키에 발라 먹는 둘리양...

콜라나 파워에이드를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고, 쿠키나 아이스크림, 케익 같은 것도 무척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코난군도 행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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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저녁 일곱 시가 조금 넘었는데, 내 연구실에서 코난군은 또 소설 쓰기를 하고 있고, 둘리양은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다.

여덟 시가 넘으면 집으로 데리고 가서 코난군은 바이올린 연습을 할 예정이다.

내일은 코난군은 아빠와 테니스를 치고 그 이후에는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아서 그 집에 가서 놀기로 했다.

 

 

나는 아마도 남편과 함께 올해의 세 번째 낙엽긁기 작업을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