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이들 소식

소년공원 2019.03.11 10:54 조회 수 : 132

지난 주말부터 우리 학교 봄방학이 시작되었다.

남편 학교와 봄방학이 겹치지 않아서 각자 호젓한 방학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오늘 아침 봄방학이 끝난 남편은 출근을 했고, 내가 바톤을 이어받아 아무도 없는 집에서 오랜만에 블로그를 쓰고 있다.

아이들은 지난 금요일 눈으로 휴교해서 긴 주말을 보내고 오늘 아침에 오랜만에 등교했다.

 

어제 둘리양이 내게 풀어보라고 준 학습지? 혹은 암호 해독지? 이다.

종이 위에 본명을 ("엄마" 라고 쓰지 말고, 본명을 적으라고 했다 :-) 쓰라고 한 걸 보니 아마도 학습지가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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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칸 네모 안에는 각기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그림의 이름이 아래에 불완전하게 적혀 있었다.

내가 해야할 첫번째 임무는 그림을 참조해서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숫자만큼의 글자를 더해서  각 그림의 이름을 써넣는 것이었다.

즉, 첫번째 그림을 보고 tch라는 세 글자를 추가해서 match (성냥) 이라는 단어를 완성하는 것이다.

두번째 부터는 각기 pack (짐), slime (미끈덩이; 요즘 한국에서는 액체괴물 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장난감으로 팔리고 있는 것 같다), park (놀이터), cook (요리) 가 정답이다.

 

그 다음에는 파란 화살표가 가르키는 문자는 2번 문항에서 일치하는 그림 위에 써넣어야 한다.

그렇게 시키는대로 암호풀이 처럼 따라 써보니 라이온의 규칙 이라는 학습지의 제목이 완성되었다.

참고로, 페이지 오른쪽에 사자 머리 위에 얹힌 것은 두꺼운 책 두 권이다.

 

그림도 곧잘 그렸고, 혼자서 이런 복잡한 규칙을 정해서 재미있는 학습지를 만들어낸 것도 대단하다.

 

다음은 코난군의 새로운 안경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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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수는 없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는 렌즈를 끼운 안경을 주문했는데, 플라시보 효과인지  코난군은 멀리서 작은 글씨도 잘 보인다고 하고, 파란색 안경테가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명탐정 코난과 닮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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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의 이야기 코드 그레이의 해피 엔딩과 번외편 이야기도 봄방학 동안에 쓰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 이야기!

 

남편이 거의 한 달 전에 어이없는 접촉사고를 당했다.

코난군 바이올린 레슨을 데려다주러 가는 길에, 자기 집 앞이라고 심하게 방심한 어떤 아줌마 운전자가 마치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처럼 우리 차를 들이받아서, 크지는 않지만 차가 상했고, 그 수리를 마친 것이 며칠 전인데, 이번에는 수리점에서 수리후에 페인트 색깔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차의 범퍼와 옆구리의 색이 너무 차이가 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내가 차를 쓰지 않아도 되니, 남편 차를 다시 도색하라고 맡기고, 남편은 내 차를 타고 출근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학교 버스를 타고 등교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둘리양과 인터넷을 검색하며 놀다가 케릭터 도시락을 싸주겠다고 해버렸다.

방학이라 시간이 많으니 놀이삼아 만들어 보려고 했던 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 아침에 도시락 준비를 하다보니 학교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송이씨한테 급하게 도움을 요청해서 그 집 아이들 등교하는 길에 우리 아이들을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내일 점심에 송이씨와 하이보를 불러서 점심을 먹기로 약속이 되어 있으니 맛있는 음식으로 오늘 진 신세를 갚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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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으로 귀, 눈, 이마 얼룩을 붙이고 코는 계란 흰자를 부쳐서 오렸다.

꿀을 접착제 삼아 발라 붙이니 제법 단단하게 고정이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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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얼굴을 만들 때 부터는 학교 버스 시간 때문에 초조해져서 김으로 오리는 대신에 검은깨로  눈과 콧구멍을 급하게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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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자기 도시락을 보고 감탄할 친구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기분이 좋았지만, 5학년 남학생인 코난군은... ㅎㅎㅎ

인터넷에서 찾은 조리법에는 슬라이스 치즈를 사용해서 코를 붙이라고 했지만, 둘리양이 치즈는  싫다고 해서 흰자 노른자 분리해서 계란 후라이를 하느라 조금 더 번거로웠다.

결국 도시락을 다 준비하고나니 학교 버스를 타러 걸어가기에는 늦은 시각이라 - 어제부터 일광시간 절약제가 시작되어서 아침 시간이 더욱 짧게 느껴졌다 - 송이씨에게 구조 요청을 했다.

우리 아이들을 운전해서 학교에 데려다줄 때 마다 송이씨도 아이들을 자기 차로 데려다주는 것을  자주 보았기에, 그리고 그 집 차가 여러 명을 태울 수 있는 미니밴이라서, 염치불구하고 부탁을 한 것이다. 

 

 

2019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