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의 중학교는 둘리양의 초등학교와 같은 날에 시작하는데 그 전에 학교에 가서 사물함을 배정받고, 물품을 내려놓는 일 등을 하는 일종의 예비소집일이 어제 월요일 저녁에 있었다.

한 학년 동안 사용하게 될 사물함 (락커라고 부른다) 을 배정받고, 오른쪽-왼쪽-오른쪽 방향을 오가며 비밀번호를 맞추어서 열고 잠그기 연습도 했다.

이 날 아침에 코난군은 치열교정 칫과에도 다녀왔는데, 파란색 브래킷을 윗니에 붙이고 본격적인  교정이 시작되었다.

코난군의 치아는 심하게 비뚤어진 곳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윗니가 조금 더 앞으로 나와야 건강한 교합이 되어서 음식을 씹기에 좋다고 한다.

지금은 윗니가 비좁게 서로를 밀고 있어서 송곳니 부분이 약간 덧니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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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버그 안의 다섯 개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모두 블랙스버그 중학교로 진학하기 때문에 학교의 규모가 초등학교에 비하면 무척 크다.

그래서 각 과목별로 수업을 받는 교실의 위치도 미리 알아놓고, 체육관, 급식실 등 곳곳을 다니며  내부 지리를 익혔다.

그 와중에 복도에서 마주치는 여러 명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안부 인사도 나누느라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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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월요일 저녁에는 오빠가 다니게 될 중학교 예비 소집일에 따라가서 몇 년 후 있을 자신의 중학교 입학을 예습했고 :-) 다음날인 오늘 화요일 저녁에는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참석할 예정이다.

맨날 엄마 옆에 찰싹 달라 붙어서 엄마 없이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던 둘리양이 이제는 제법 자라서 의젓해졌다.

단짝 친구 주주 덕분에 엄마가 옆에 없어도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 못지 않게 즐겁다는 것을 배운 것 같다.

요즘 - 나는 출근하고 아이들은 아직 개학 전 - 둘리양은 거의 매일 주주네 집에 가서 놀다가 내가 퇴근하면서 집으로 데리고 오는데, (주주네 엄마도 아침 일찍 출근해서 나와 비슷한 시간에 퇴근한다. 주주와 둘리양은 주주네 외할머니의 감독하에 둘이서 하루 종일 집안팎에서 논다 :-) 주주 엄마 말에 의하면 둘리양이 마치 주주의 언니처럼 의젓하게 챙겨준다고 한다.

그럴리가? 싶기는 하지만, 외동인 주주에게 각별히 친한 둘리양은 친구 이상의 자매같은 그런 존재이기는 한 것 같다.

주주네 엄마는 내가 근무하는 대학교에서 가까운 종합병원에서 널스 프랙티셔너로 일하게 되었다.

널스 프랙티셔너는 간호사이지만 의사처럼 환자를 보고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고, 단독으로 개원을 할 수도 있다고 하니, 준의사 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예전에 그냥 간호사로 일할 때는 야간 근무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의사선생님 처럼 일하게 되어서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 4-5시 쯤에 퇴근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자격증 공부가 끝났으니 여유 시간도 더 많이 생기고, 월급도 더 많이 받고, 여러 가지로 참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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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개학하면 도시락에 함께 넣어줄 물병을 월마트에서 98센트에 구입했다.

98센트!

밖에 안하는 저렴한 제품이지만 뚜껑과 바닥 부분은 금속재질로 단단하게 되어있고 병의 몸체는  투명한 플라스틱이어서 깨질 염려가 없이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두 아이의 이름을 스티커로 만들어 붙여주니 9달러 짜리 처럼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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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의 이름은 동글동글 예쁘게 반짝이 스티커로, 코난군의 이름은 스포티한 글자체와 은회색의 세련된 스티커로 만들어 붙였다.

코난군이 가장 좋아하는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의 모습도 인쇄해서 붙였다.

이 실루엣 그림은 코난군이 소설 쓰는 웹페이지에도 대문 화면에 사용한 것이다.

이런 다양한 그림과 글씨 스티커는 커팅기 덕분에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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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코난군 소설책을 집에서 제본할 때 코난군 친구 조나스의 엄마가 자신이 가진 이런  기계로 책 표지에 쓸 제목을 스티커로 오려준 일이 있었다.

그 이후로 남편이 검색해서 성능과 가격을 비교한 후에 부라더 미싱 회사에서 만든 이 제품 (스캔 엔 컷) 을 구입했다.

컴퓨터로 무슨 그림이든 어떤 모양의 글씨체든 구성을 해서 커팅기로 보내면 그대로 오려주는 신기한 만능 가위 기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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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에 타게 될 디즈니 크루즈 여행을 위해 가족셔츠를 만드는 데에 아주 유용한 기계였다.

손으로 오려서 만들려고 했다면 감히 도전하지 못했을 디자인을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었다.

디즈니 제품에 사용하는 꼬불꼬불 독특한 글씨체는 월토그라피 라고 부르는데, 이 글씨체만 써서  디자인을 해도 충분히 디즈니 분위기를 내면서 유치하지 않고 세련된 셔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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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다림질로 거의 공장에서 만드는 것처럼 완벽하게 접착시킬 수가 있어서 이런 매끈한 재질의 셔츠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재질의 셔츠는 땀이나 물에 젖어도 얼른 마르기 때문에, 크루즈 여행에도 좋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 코난군이 테니스를 칠 때 입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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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