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오늘 코난군의 바이올린 레슨과 둘리양의 체조수업이 끝나자마자 우리 가족은 킵스팜  모델 하우스에 모였다. (코난군은 아빠가 바이올린 선생님댁으로 데리고 가고, 나는 둘리양의 체조학원 라이드 담당이다 :-)

오늘은 다음주 금요일에 이 방에서 (모델하우스 지하실의 한 방) 열릴 디자인 센터 미팅을 위한 사전 조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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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센터 미팅이란, 집의 안팎에 필요한 옵션을 결정하는 미팅인데, 외벽의 색깔이라든지, 싱크대의 색상, 카펫과 마루의 색상 등 집의 인상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것들을 선택해야 하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일단 외벽의 색상은 이것으로 골랐다.

단지 전체에서 현재로는 이 집 한 채만 이 색상을 골랐고, 다른 집들은 이보다 짙은 색을 많이들 골랐다.

이 색의 이름은 (코난아범, 추가바람) 인데, 아래 사진은 역광으로 빛이 들어와서 무척 짙어 보이지만, 사실은 베이지색과 회색을 아주 연하게 섞은 듯한 느낌이라서, 직접 보면 점잖고 세련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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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하우스 안에서도 벽이나 바닥 등의 페인트 색상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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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는 집은 화장실 벽을 제외하고는 모든 벽이 하얀색이라 밝고 깨끗한 느낌이기는 했지만, 다소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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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가는 집은 지금 집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하얀 벽을 그대로 두면 병원같은 느낌이 들 것  같기도 하고, 또 아이들은 아이들이 원하는 색으로, 어른들의 공간은 은은하고 안정적인 색으로 칠해서 꾸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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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 하우스는 단지 내의 모든 건축이 끝나면 입주자에게 팔리게 되는데, 그러면 여기서 일하던  캐런 아줌마는 실직을 하는거냐며 코난군이 걱정을 하기도 했다 :-)

여기 공사가 다 끝나면 이 지역 다른 어딘가에 또 공사를 할것이고, 캐런 아줌마는 그리로 옮겨서  여전히 같은 일을 할거라고 말해주니 코난군의 표정이 밝아졌다.

우리가 갈 때 마다 음료와 간식을 나눠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캐런 아줌마가 졸지에 직장을 잃고 가난해지지 않아도 된다니 안도감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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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지 않는 모델하우스라서 집이 더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확실히 이 집은 지금 우리집에 비하면 무척 넓다.

자기 방에 딸린 옷장이 이만한 크기인 것을 알고 흐뭇해 하는 코난군.

지금 자기 방이 이만한 것 같다며 여기서 잠을 자도 되겠다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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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문의 목적을 잊어버리면 안되니 다시 지하실 디자인 센터로 내려갔다.

싱크대 문짝을 골라야 하는데, 모양도 색상도 가격도 아주 다양했다.

일단은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하얀색을 가격대별로 비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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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인데, 1에서 6까지의 레벨 중에 4로 비교적 높은 가격인 것을 생각하면 어쩐지 조금 없어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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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같은 4 레벨의 제품이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이라서 그런대로 비싼 티가 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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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레벨 2 제품과 비교해보면 문짝을 만들 때 조금 더 손질을 해서 조금 더 정성껏 만든 느낌을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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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 상판도 레벨 2에서 5 까지 등급이 있었는데 (레벨 1은 이런 대리석 느낌의 재질이 아니고, 나무판 위에 비닐 재질을 코팅한 저렴한 느낌의 재질이고, 킵스팜에서는 아예 설치할 수 없는 옵션이다), 말할 것도 없이 높은 레벨의 상판이 아름다웠다.

아래의 레벨 5 제품은 자세히 보면 다이아몬드 처럼 반짝이는 돌이 박혀 있어서 불빛을 받아 아주  예뻤다.

가격은 나중에 알고보니 거의 세 배 정도 더 비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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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가장 낮은 등급인 레벨 2 이다.

스테잇슨 홈 에서 다른 동네에 짓는 타운하우스는 이보다 더 낮은 레벨 1 등급이 있으나, 킵스팜에짓는 집에는 사용이 허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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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5의 반짝이 싱크상판을 보고난 뒤라, 레벨 2는 별로 끌리지 않았다.

돈의 힘이란...

캐런이 윗층에서 레벨 별로 가격을 계산해보는 동안에 가격을 모르는 나는 마음껏 꿈을 꾸며 가장 높은 레벨의 싱크대를 구경했다 :-)

그러다가, 침실에 딸린 화장실에서 검정색 캐비넷을 발견했다.

이렇게 보니 나쁘지 않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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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치도 담아먹고 튀김도 자주 해먹는 우리집 부엌에 눈처럼 하얀 싱크대는 조금 부담스럽다.

꼼꼼하지 않은 내 성격도 고려해야 하는데, 하얀색 문짝에 먼지가 않고 기름때가 묻으면, 바쁜데다 설렁설렁 일하는 내가 그걸 잘 지우고 관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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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하우스의 주방은 크림색이 도는 회색이고, 위에서 보았던 모던한 느낌의 레벨 4 디자인이었는데, 아주 하얀색 보다는 덜 부담스러우나, 그래도 고춧가루를 많이 쓰는 한국음식을 해먹는 우리집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모던한 디자인도 이렇게 넓게 설치하고 보니, 너무 각진 모서리가 많아서 어쩐지 쌀쌀하고 냉정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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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즈음에...

캐런이 부엌 싱크대를 등급별로 가격을 뽑아주었는데, 숫자를 보는 순간, 레벨 5의 반짝이 상판이  갑자기 싫어졌다 :-)

레벨 4의 하얀색 싱크대 문짝도 애정이 확 식어버리고, 대신에 레벨 1, 즉 가장 저렴한 비용의 검정색 문짝이 새롭게 보였다.

가장 낮은 등급의 상판 중에서 가장 밝은 회색이 도는 것을 고르고, 문 손잡이는 은빛의 기다란 것으로 붙여서 어두움을 조금이나마 줄인다면 세련되고 오염 걱정 없고 비용을 절감하는 부엌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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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지금 짓고 있는 집 중에 검정색 (사실은 에스프레소 색이다) 싱크대를 설치한 집이 있다고  해서 구경하러 갔다.

우리집은 이보다 상판이 더 밝을 예정이라서, 아래 사진보다 조금 더 밝아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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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룻바닥은 요즘 유행에 따라 조금 폭이 넓은 것으로, 색상은 아주 어둡지도 않고 아주 밝지도 않은 것으로 고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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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결정은 다음 주 금요일 아침에 내리게 되고, 그렇게 결정하고 싸인을 하고나면 더이상 바꿀  수는 없다.

꼭 바꿔야 하는 경우에는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화장실 바닥에 설치할 타일, 샤워와 싱크의 수도꼭지, 집 외벽의 장식, 등등 아주 많은  것을 결정해야 한다.

내일 일요일은 입주자를 위한 아이스크림 파티가 모델 하우스에서 열린다고 하니, 거기에 참석해서 한 번 더 돌아보려고 한다.

 

참, 우리집 옆집이 될 52번 땅이 바로 얼마전에 팔렸다고 한다.

동시에 공사를 진행하고 입주도 같은 시기에 하게 될테니, 공사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모델 하우스 창문에서 바라본 우리집 터인데, 우리집과 옆집만 들어서면 이쪽 방향의 모든 땅이 다 채워지기 때문에 공사 소음이라든지 건축자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같은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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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