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내 생일 무렵은 학기가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바빠지는 시기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는 둘리양 생일, 그 다음 주는 내 아버지 생신, 그 다음 주에는 남편 생일 등으로, 생일상을 거하게 차리는 것은 아니지만, 전화라도 한 통 드리고, 케익이라도 한 조각 나누어 먹어야 하고, 또 한국에서 걸려오는 축하전화와 메세지를 받아야 하니 바쁜 와중에 더욱 정신이 없는 때이기도 하다 :-)

그런데 올해에는 새 집을 짓는 것을 살펴보아야 하고 지금 사는 집을 팔기위한 준비까지 더해져서 더욱 분주하다.

지난 목요일에 우리집을 부동산 시장에 내놓기 위한 사진을 찍어갔는데, 깔끔한 사진 연출을 위해서집안 곳곳을 얼마나 많이 정리하고 청소를 했는지 모른다.

평소에 그렇게 잘 치우고 살았어야 하는데... 하고 반성을 하기도 했다.

새 집으로 이사가면 집도 새 집이고 아이들도 많이 자라서 내 손길이 덜 필요해졌으니 집을 조금은 더 잘 치우고 관리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집을 파는 일은 남편의 주경야경의 노력으로 착착 진행이 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인 낸시의 예상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가격으로 무난하게 팔릴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중개수수료를 자기가 먼저 깎아서 받겠다는 제안을 했다.

미국에서 중개수수료는 보통 집값의 6퍼센트를 받는다.

집을 파는 사람 측에서 일하는 사람이 3 퍼센트, 집을 사는 사람 측의 중개업자가 3퍼센트를 각각 받는데, 지불은 집을 파는 사람이 다 한다.

다시 말하자면, 집을 사는 사람은 중개수수료를 전혀 낼 필요가 없고, 집을 파는 사람은 판 값의 6퍼센트를 중개수수료로 내야 하고, 그 돈은 각각 매수자와 매도자 측의 중개업자가 나누어 갖는다.

그런데 우리가 깎자고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 중개업자가 먼저 수수료를 깎아주겠다고 하니 이게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 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도 낸시가 이 집을 직접 팔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집을 파는 측과 사는 측의 중개를 동시에 하는 것을 듀얼 에이전트 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중개수수료를 조금 덜 받기도 하는 것 같았다.

낸시의 분석으로는 우리집이 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파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여서 다른 중개업자를 개입시킬 필요없이 자기가 팔 수 있을 것 같으니 - 그렇게만 되면 수수료를 5퍼센트로 깎아도 자기가 갖는 돈은 3퍼센트보다 훨씬 많아지니 - 그런 제안을 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사실 내가 보기에도 우리집은 무난하게 금방 좋은 값에 팔릴 것 같다.

최근 두세달 동안 온라인 부동산 시장을 꾸준히 살펴보았는데, 매물로 나온 집이 많지가 않고, 어쩌다 매물로 나온 집들은 우리집에 비하면 너무 오래되고 낡았거나 아니면 반대로 너무 비싼 호화로운 집들이었다.

가뭄에 콩나듯, 우리집과 비슷한 정도의 집이 나오면 며칠이 지나지 않아 금방 팔렸다.

이런 시장의 추세로 인해 결국은 우리와 킴스팜의 이웃이 되기로 한 D군의 부모도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들이 원하는 정도의 크기와 (2천에서 3천 평방 피트) 가격과 (40만불대) 위치가 (다운타운 및 여러 가지 편의시설과 가까운 곳) 우리집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이 정도 규모의 집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열흘도 되기 전에 팔리고 없더라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보고 괜찮은 집이 나왔네... 이번 주말에 집을 보러 가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번번히 주말이 오기 전에 집이 팔려나가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번 화요일에 낸시가 소속된 부동산 회사 모든 직원들이 먼저 와서 우리집을 돌아보고, 그 다음날 부터는 공식적으로 온라인 마켓에 우리집이 나오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화요일 까지 이 집의 현재 - 극단적으로 잘 장리된 ㅋㅋㅋ - 상태를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

그러다보니 내 생일이라고 미역국을 끓여먹지도 못하고, 햄버거를 사다가 끼니를 떼우며, 카펫의 얼룩제거라든지 하는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 주간 동안에 오며가며 들러서 살펴본 새 집 공사현장의 모습이다.

01.jpg

드디어 아이들 방이 있는 2층에도 뼈대가 세워졌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의 창문 세 개가 모두 코난군의 방이고, 오른쪽의 창문 한 개는 여분의 침실 창이다.

02.jpg

코난군의 방 아랫쪽은 현관과 서재의 앞부분 위에 자리잡고 있다.

2층의 여분 침실은 서재의 나머지 부분 위에 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뒷마당 쪽에서 바라본 2층의 모습이다.

03.jpg

 

왼쪽에 여분의 침실, 오른쪽의 거실 부분, 그리고 그 앞에 위치할 둘리양의 방은 아직 뼈대가 세워지지 않았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공사가 중단되는 날이 많았고, 또 이 부분은 지붕과 이어지는 곳이라서 다음 공사 과정과 맞물려서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 모습으로 며칠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04.jpg

이번 주에는 비오는 날이 별로 없어서 이번 주 안으로 뼈대를 세우는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

05.jpg

 2020년 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