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온동네가 고요한 가운데 뒤숭숭한 상태이지만, 우리집을 짓는 공사는 문제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일의 특성상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작업을 하지 않고 야외나 다름없는 곳이 작업장이라서 비말감염의 우려가 없어서인가보다.

그래서 금요일인 3월 27일 오후에 프리 드라이월 미팅을 했다.

드라이월 (Dry-Wall)이란 미국식 주택의 내벽을 마감하는 자재의 이름인데, 내벽을 마감하는 공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앞서서" 혹은 "먼저" 라는 뜻의 접두사 pre를 붙여서 프리 드라이월 미팅이란, 단열재와 드라이월 자재로 벽을 막기 전에 그 안에 설치된 배관과 전기, 환풍구, 등등을 확인하기 위해 공사 총감독과 함께 집을 돌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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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외벽은 아주 큰 부직포 재질의 포장지로 한 겹을 감싼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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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스팜 단지에서 예전에 지은 집은 초록색 판자 형태의 자재로 외부를 둘렀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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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집 옆에 조금 나중에 짓기 시작한 집은 흰색 포장지로 외부를 감싸는 것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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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위의 초록색 공사하는 집 바로 옆집이다)

 

지레짐작으로 흰색 포장 다음에 녹색 판자를 덧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집의 공사를 기점으로 나중에 짓는 집들은 모두 녹색 자재 대신에 흰색 자재로 집을 감싸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남편의 생각으로는 녹색 자재는 작은 판자를 여러 개 이어 붙이느라 테이프를 많이 사용했는데, 언젠가 시간이 오래 지나면 테이프의 접착력이 떨어져서 판자를 이은 부분으로 바람이나 습기가 들어갈 것 같다고 한다.

아마도 그래서 조금 더 진화한 방식으로 부직포 같은 자재를 사용해서 이음새를 최소한으로 줄이려한 것이 아닐까 짐작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집 포장지(?)는 공사 과정에서 찢어진 곳이 생겼는지 덕지덕지 테이프로 수선을 해두었으니, 이래서야 결국 언젠가는 저 테이프도 접착력이 떨어질 것 아닌가 싶다.

자재가 얼마나 비싼지는 몰라도, 내 욕심 같아서는 새 포장지로 예쁘게 잘 두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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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몰래 쥐구멍 드나들듯 공사장 구경을 할 때는 몰라도, 이렇게 "공식적으로" 공사장을 돌아볼때는 만드시 안전모를 착용해야 하는 규칙이 있다 :-)

내 머리통이 커서가 아니라, 헤어스타일 때문에 모자가 머리 위에 붕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임을 분명히 기록한다 ㅎㅎㅎ

 

차고를 통해서 내부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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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은 설치가 되어있지만 아직 현관문까지 이어지는 길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차고로만 드나들 수 있다.

현관문을 열고 바라보면 이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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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건너 앞집과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도록 살짝 비켜서 터를 조성했기 때문에 건너편 두 집 사이로 공터가 정면에 보인다.

 

남편은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내서 가지고 왔다.

이 다음에 우리가 이 집에서 살다가 공사를 할 일이 생기면 이렇게 미리 찍어둔 내부 사진을 보고 참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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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총감독은 모든 배관과 전기시설물을 설명하고 확인시켜주었다.

이 스위치는 무엇이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설명은 나보다도 남편이 귀를 기울여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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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가장 윗층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둘리양의 방을 돌아본 사진까지만 올리기로 한다.

둘리양의 방은 지난 번에 훔쳐본대로 천정이 아늑하게 꺾여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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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선이 고정되는 스위치 박스 부분은 스폰지처럼 큰 단열재 만으로는 메꾸어지지 않으니, 마치 헤어무스 같은 거품을 뿌려 굳혀서 단열 마감을 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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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난방 장치에서 바람이 나오는 곳도 설치는 되었으나, 아직 실내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흙이나 먼지 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스텐레스 덮개로 꼼꼼하게 막아두었다.

나중에 카펫을 설치할 때 덮개를 제거하고 제대로 된 통풍구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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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틀이나 방문 주변의 프레임은 나무를 여러겹으로 놓고 지었는데, 그 나무 사이로 외풍이 들어와서실내 온도를 변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막아두기도 했다.

옛날에 지은 집들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단열시공에 대해서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지만, 요즘은 이렇게 꼼꼼하게 공사를 해서, 냉난반 비용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둘리양 방의 창문으로 내다보면 저 멀리 우리 주택단지로 들어오는 진입로가 보인다.

우리집이 단지의 가장 안쪽이기 때문에 진입로가 아주 멀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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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로 건너편에는 지금도 소를 키우고 있는 목장이 있어서 목장 시설물이 보이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소똥 냄새가 희미하게 날아오기도 한다.

장차 저 목장 건너편으로도 거대한 주택단지가 생긴다고 하니, 아마도 이 목장은 어디론가 이사를 가거나 문을 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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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의 방은 아랫층의 부엌과 거실 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부엌에서 돌출되어 나온 모닝룸의 지붕이 내려다 보인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옆집은 우리집과 같은 에글스톤 모델이지만, 지하실에서 바로 외부로 나오는 출입문이 없고 (지대가 낮아서 그렇다), 위층의 여분 침실을 만들지 않아서 덱(베란다)이 지면에 거의 닿아있다.

모닝룸도 없어서 정사각형 부엌 창문이 보인다.

이 집은 은퇴하고 플로리다로 내려갔던 노부부가 주인이라고 하는데, 일년의 절반은 플로리다에서 살고, 절반은 이 집에서 지내면서 블랙스버그에서 살고 있는 손주들을 돌봐주며 살고 있다고 한다.

풍족한 노년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인가보다 :-)

일년의 절반은 이 집에서 살지 않는다고 하니 (늘 살고 있다하더라도 그들의 연령을 생각해보면) 이웃집으로부터 소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2020년 3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