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소년공원 2020.06.26 19:42 조회 수 : 225

오늘은 금요일이어서 아이들 아트 레슨이 있었다.

지난 주 부터는 코난군의 절친 조나스도 아트 레슨을 받기로 해서, 오늘도 지난 금요일처럼 우리집이 탁아소가 되었다 :-)

네 명의 아이들을 놀게 하고, 점심을 해먹이고, 차에 태워 아트 선생님 댁으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선생님이 이사 선물이라며 예쁜 선물 가방을 주셨다.

집에 가지고 와서 풀어보니 향이 좋은 손씻는 비누 네 병과 예쁜 카드 안에 50달러짜리 아마존 상품권까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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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보라색 꽃이 예쁜 카드만 해도 무척 비싸 보이는 것인데, 손 비누 네 병만 해도 이사 선물로 충분할 것을, 상품권까지 받으니 너무 과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민망했다.

평소에도 아트 레슨을 하는 동안에 아이들 간식이나 음료수를 넉넉하게 챙겨주시고, 남편이 일하는 직장에서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음) 가져온 치킨너겟이나 햄버거 패티 등을 인심좋게 나눠주시곤 해서, 나도 답례로 김치를 담으면 나눠드리기도 했었다.

 

전공이 미술이다보니, 우리집 짓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셨는데, 집정리가 끝나면 저녁 식사 초대라도 한 번 해야 할 것 같다.

 

이 쪽지는 며칠 전에 우리집 차고문에 옆집 이웃이 붙여놓고 간 것이다.

무거운 짐을 옮길 때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며 전화번호를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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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사는 이웃은 중국계인 것 같은데 코난군보다 두어살 어려보이는 아들이 있고, 그 아이도 코난군과 같은 선생님께 바이올린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매기 라는 딸은 누나인지 여동생인지 모르겠으나 아직 본 적이 없고, 아이들의 할머니로 보이는 어르신이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은 우리가 이사오던 주간에 내가 아이들을 시켜서 이웃에게 우리를 소개하는 편지를 쓰도록 했었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2265번지에 새로 이사온 코난군과 둘리양입니다.

블라블라... 몇살이고 어느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등등 자기 소개를 쓰도록 했고, 그 아래에는 내가 남편과 내 이름으로 편지 내용을 조금 더 추가했었다.

우리집 짓는 공사로 먼지나 소음이 있었을텐데 견뎌주어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과, 킵스팜에 이사와서 기쁘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여덟 장을 인쇄해서 우리집의 양쪽 옆집과 우리집을 마주보고 있는 길건너 여섯집 우체통에넣어두었다.

아마도 그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옆집에서 이런 쪽지를 붙여둔 것 같다.

어차피 진짜로 이웃을 불러다가 함께 짐을 나르자고 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이웃과 교류하며 친분을 쌓을 수 있어서 잘 되었다.

 

내가 아이들을 시켜서 이웃들에게 편지를 보낸 것도, 겉으로는 우리집 공사가 끝났으니 이제 소음은없을거야, 그리고 이웃이 되어서 반가워! 하는 내용이지만, 속내는 집을 드나들 때마다 마주치게 될텐데 머쓱하지 않게 하이~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해서이다.

혹시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다면 우리 아이들과 함께 놀 수도 있을테고... (코로나19 때문에 당장은 힘들겠지만)

내가 보낸 메세지에 응답하는 이웃이 있어서 기쁘다.

 

2020년 6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