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나사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미국항공우주국) 소속 탐사위성인 Neo-Wise 호가 관측해서 발견한 혜성은 탐사위성의 이름을 따서 니오와이즈 혜성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7월 초순부터 말까지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맨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잘 보이지만, 그 이후에는 밝기가 떨어져서 점점 안보이게 된다고 한다.

지구 근처로 다시 돌아오려면 6800년을 기다려야 하니, 그만큼 기다리기 싫은(?)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하고 킵스팜 이웃 주민 한 명이 페이스북 그룹에 알렸다.

거실 한 켠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천체 망원경이 드디어 제 몫을 할 기회가 왔다.

지난 한 주간 동안에 구름이 없이 청명한 밤날씨에는 아이들과 함께 바깥으로 나가서 혜성을 구경했다.

아빠가 천체망원경의 촛점을 맞추는 동안에 두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놀며 즐거워했다.

두어 번은 이웃으로 이사온 D군네 가족이 합류하기도 해서, 혜성도 같이 보고, 아이들은 밤늦도록 뛰어노는 일탈을 즐겼고, 어른들은 집앞 포치 (현관이라고 번역하면 어쩐지 실내 공간을 말하는 것 같아서 이상하다. 현관문 바깥쪽, 지붕아래 공간이다.) 의자에 앉아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별빛 아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어서 좋았다.

 

우리 카메라로 노출을 최대한 길게 해서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길건너편 앞집이 밤늦도록 불을 끄지 않아서 좋은 사진을 건지지 못했다.

대신에 페이스북 그룹에 다른 이웃이 찍어서 올린 사진을 가져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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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이라서 꼬리가 멋있게 보인다.

아래 사진을 보면 혜성이 보이는 자리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

큰곰자리 북두칠성, 국자별과 지평선의 중간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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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을 관찰하라는 소식을 나누기 전에는 이런 공지도 올라왔었다.

일요일 아침에 심심하면 우리집 앞으로 나오세요.

신기한 멍멍이를 보여드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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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침에 다른 일로 바빠서 우리 가족은 직접 구경하러 가지 못했지만 페이스북 그룹에 사진을 올려주어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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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로봇 엔지니어 교수인 듯한 이웃 주민이 로봇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서 동네 아이들에게 보여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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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킵스팜 주택단지에는 60여채의 집이 있는데, 대부분이 버지니아 공대 교수나 직원이다.

내 짐작으로 60집에 사는 사람들의 박사학위를 합치면 50개는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집은 박사가 두 명이고, 대부분 한 명씩 박사가 살고 있으며, 박사학위가 하나도 없는 집은 10집이 채 안될 것 같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박사학위가 있고 또 그걸 연구하고 가르치는 업종에 종사하다보니, 혜성에 대한소식이나 로봇 강아지 같은 것을 남보다 쉽게 가질 수 있고, 또 그걸 이웃 주민들과 공유하니 참 재미있다 :-)

또한, 자기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고학력 소지자에다가 뭔가를 성취하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이라서, 테니스를 함께 치자고 한다거나 (전공이 테니스는 아니지만 제법 잘 치는 수준으로 취미생활을 열심히 한 사람들), 단지 내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이런 식으로 심도깊은 토론을 하기도 한다.

 

엊그제 킵스팜 단지와 아주 가까운 곳에 벼락이 쳤는데, 그 때문에 몇몇 집은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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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와이파이 안되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하고 페이스북 그룹에 이웃 한 사람이 글을 올렸더니 수많은 사람들이 저요저요 하며 댓글을 달았다.

나는 모뎀이나 접지 같은 개념을 잘 알지 못하지만 이런 글을 썼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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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계정이 없는 남편이 내 계정을 이용해서 글을 쓴 것이다 :-)

인터넷 케이블을 설치할 때 접지선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서 벼락이 케이블을 타고 들어와 모뎀을태워먹어서 우리집 인터넷도 접속이 되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예전에 쓰던 오래되고 느린 모뎀이 있어서 그걸로 바꿔 달아서 급한대로 인터넷 접속은 가능하게 되었다.

새 모뎀을 온라인으로 주문을 해놓고, 남편은 원인조사를 시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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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은 이렇게 접지선이 잘 설치되어 있었지만 (위의 사진에서 초록색 선), 우리집을 포함한 절반 정도 되는 집은 접지선을 그냥 둘둘 뭉쳐 걸어두기만 한 것을 발견했다 (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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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이래서 인터넷 문제가 생긴 거였다 하고 글을 올리니 다른 주민들도 자기집 접지선을 확인하고 댓글을 쓰기도 했다.

일단은 접지선을 제대로 설치해놓고, 이제부터는 인터넷 설치 회사를 상대로 배상을 받아낼 방법을 모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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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우리집은 모뎀 기계 한 대만 망가진 것이 피해의 전부이지만, 어떤 집은 차고문을 여닫을 수가 없게 되고, 또 어떤 집은 새로 산 티비가 켜지지 않을 정도로 망가졌다고 한다.

뭐 잘은 모르겠지만, 케이블 티비를 보는 집에서 티비를 인터넷 케이블과 연결시켜두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암튼, 남편의 전기 관련 지식 덕분에 앞으로 같은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방책을 마련해두어서 불행중 다행이다 :-)

 

2020년 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