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상관없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자면...

요즘 들어서 한국의 정치 뉴스를 보거나 각종 국경일의 기념식 혹은 대통령이 외국에서 외교활동을 하는 기사를 보는 것이 무척 즐겁다.

아직도 청산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그래도 이제야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안도감과, 그로 인해 한국에 살고 있는 내 가족과 친지들이 조금은 살기가 수월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인가보다.

엊그제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보면서, 우리 나라가 이렇게 훌륭한 나라였는데 지난 세월동안 못된 사람들이 망치고 있었구나, 그래도 이만큼 되살아난 것이 장하다, 그런 감상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코난군의 검은띠 수여식 파티에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 음식을 발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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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무슨 예술가인지 누구인지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그 나라의 국기를 만들어낸 작품이 있었는데, 거기에 나오는 모양으로 태극기 김밥을 만들어가면 태권도 파티에 어울리기도 하고, 또 요즘들어 더욱 자랑스러운 내 고향 나라를 빛낼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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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술적 솜씨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

원본에서는 고추장과 간장으로 가운데 태극문양을 만들었는데, 나는 태극문양 간장종지가 없기도하고 공연히 간장과 고추장을 낭비하게 될 것 같기도 해서 동그란 종지에 파란색 젤로를 만들어 태극문양으로 잘라내고 빨간색 부분은 김치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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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김치를 다 먹어버려서 다음 김장까지 먹을 김치를 새로 담아야 했고, 루퍼트 사범님이 김치를무척 좋아하기도 하니, 파티 음식으로도 가지고 가고, 사범님과 보조 선생님에게 선물로 유리병에 담아서 따로 드리기도 했다.

요즘들어 한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다보니, 김치가 서양인들에게 건강한 음식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수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무슨 시뻘겋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을 미개인처럼 바라보곤 하던 시선이 있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한국 회사에서 제조한 자동차, 전화기, 가전제품, 심지어 한국 드라마와 영화 대중음악 등이 인기를 끌고, 그래서 덩달아 음식까지도 위상이 높아졌다.

우리 학과에 몸에 좋은 세계 여러 나라 음식을 찾아서 먹는 취미를 가진 연배 높으신 교수님이 있는데, 어디서 들었다며 김치가 몸에 좋은 발효음식이라는데 한 번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이 선생님에게도 김치를 조금 나누어 드리기도 했다.

이 날 벨트 수여식 파티에서도 수많은 미국인들이 모두 내가 만든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내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와서 고맙다며 알뜰히 인사를 했다.

김치가 내 입에도 약간 매웠는데 '매워도 무척 맛있다'며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

 

메인 메뉴로는 여러 가지 초밥을 만들었다.

초밥을 무척 좋아하는 코난 아범은, 평소에 우리 가족끼리도 자주 먹지 못하는 귀한 음식을 왜 이렇게 많이 만드느냐고 바가지를 가장한 즐거움을 표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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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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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식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의 운동인 태권도를 꾸준히 배운 나의 아이가 마침내 태권도 유단자가 된다는 사실이 그렇게도 좋았나보다.

예전부터 코난군이 검은띠를 받는 날에는 화려하고 대단한 음식을 준비해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에 김치를 버무리고 초밥을 만들다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준비한 재료를 다 사용해서 계획했던 모든 초밥을 만들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초밥은 손길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그렇다.

내년에 태권도 2단이 되는 파티 날에는 시간 안배를 잘 해서 이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이보다 더 멋지게 만들겠다고 혼자 다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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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는 미소국을 끓여서 담아왔고, 김치와 초밥에 곁들이는 생강절임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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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색은 안했지만 엄마의 솜씨에 모두가 감탄하며 즐겁게 식사하는 사람들을 보며 코난군도 기분이 좋았으리라 짐작한다.

태권도 김밥은 루퍼트 사범님에게 꽤 큰 감동을 안겨주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것 좀 보라며 알리기도 했고,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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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에 한명숙 선생님 가족도 오셔서 코난군을 축하해 주시고 함께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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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즐겁고 보람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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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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