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요리까지 먹고 나면 시간도 밤 열 시가 다 되어가고 배는 꽉 차서 얼른 방으로 돌아가서 눕고싶지만, 코스 요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디저트를 포기할 수는 없다.

달콤한 디저트는 맛도 맛이지만 예쁜 색과 모양이 더욱 식사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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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을 과일 젤리로 감싸고 그 옆에 수제 초코렛으로 장식한 내가 주문한 디저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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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렛을 좋아하는 코난군은 겹겹이 쌓인 초코 케익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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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즈의 명물인 카페 드 몽에서 파는 비네 도넛이 초코렛 시럽과 함께 나오기도 했다.

사실, 남편과 나는 예전에 뉴올리언즈 카페 드 몽에 직접 가서 비네 도넛을 먹어본 적도 있고, 도넛가루를 사다가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했기 때문에 별로 새로운 느낌이 없어서 다른 디저트를 주문해서 먹고 있었는데, 우리 테이블을 담당하는 서버가 일부러 가져다 주면서 안먹으면 후회한다며, 꼭 먹어보라며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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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테이블 담당의 메인 서버인 타나통은 태국 사람인데 보조 서버인 페루 출신 호세와 팀을 이루어 우리 테이블과 이웃 서너 가족의 테이블을 매일 저녁 맡아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가져다주는일을 했다.

크루즈 다섯째 날 쯤 되니 서로 익숙하고 친해져서 주문하지 않은 음식을 더 가져다 주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농담을 걸기도 했다.

이 날은 식사가 끝나갈 무렵 둘리양의 초상화를 그려주겠다며 작은 종이에 펜으로 열심히 무언가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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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매번 재미있는 농담을 하던 사람이라 이번에도 그림을 그리는 시늉만 하고 우스꽝스런 그림을 내밀겠거니 짐작했는데, 의외로 아주 잘 그린 초상화를 받았다.

어릴 적 꿈이 만화가였는데 지금도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답례로, 이 정도 실력이면 디즈니의 만화 영화를 그리는 일을 해도 되겠다며 마구 추켜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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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나 공주의 해피엔딩 스토리 처럼 이 날 저녁 식사 중에 재즈 음악에 맞추어 손님들과 서버들이 함께 춤을 추고 행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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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테이블에서는 온가족이 일어나서 춤을 추며 레스토랑을 한 바퀴 행진하기도 했고, 우리 테이블은 쭈삣거리는 아이들을 서버가 끌어당겨서 데리고 가서 한 바탕 행진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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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목걸이 받은 것을 세갈래로 땋아서 초커 목걸이로 만들고 뿌듯해 하는 둘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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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나스 플레이스 입구에는 뉴올리언즈 스타일의 음식점이라는 홍보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손님을 맞이하는 식당이 아니어서 이런 간판이 필요할 리가 없지만, 티아나 공주의 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게 느껴보라고 그렇게 꾸며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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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나 식당으로 가는 길목인데 엘리베이터 기둥이나 계단이 어지간한 호텔이나 귀족의 성 만큼 화려하길래 아이들을 세워놓고 사진을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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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 날의 드레스 코드가 세미 정장이어서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니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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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날개라더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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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저녁 메인 로비인 아트리움에는 선장과 제복을 차려입은 크루들이 승객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기념촬영을 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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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서양 사람들은 조상이 바이킹 출신이거나 신대륙을 탐험하느라 배를 타고 항해하던 전력이 있어서 그런지 선장이나 선원에 대한 인식이 호의적인 것 같다.

대대로 한 마을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주류를 이루었던 우리 나라에서는 배타는 사람은 상놈 취급을 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내 아버지도 해군 장교 출신으로 배를 오래 타셨는데, 당신 스스로도 '부모님 상을 당해도 바다 한가운데 있으니 달려가서 초상을 치르지 못하는 직업이라 상놈 소리를 듣는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우리 나라 나뭇꾼 이야기 만큼이나 해적선 이야기가 많고, 배의 선장은 곧 군대의 지휘관과 비슷한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렇게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 한 번 함께 찍는 것을 영광으로 삼을 정도의 사람이다.

수 천 명의 사람을 태우고 안전하게 항해하는 중차대한 일을 하는 최고의 지휘관이니 그럴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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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사진은 아니지만 식사를 하는 동안에 찍은 사진도 마저 올려둔다.

식당에서 어린이 메뉴는 매일 다른 형태로 제시되는데 이 날은 트럼펫 모양의 뒷면에 메뉴가 인쇄되어 있었다.

마디그라 축제를 재현하며 행진할 때 소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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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앞에서 행복했던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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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그라 구슬 목걸이를 걸어주던 친절한 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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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코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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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