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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과 같은 태권도장을 다니는 케빈의 엄마는 케익과 온갖 베이커리를 섭렵한 사람인데 결과물이 어지간한 상점에서 파는 것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며칠 전 투빈이네 집에서 세 가정이 모여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는데 그 때 케빈 엄마 하이보가 직접 구워온 치즈 케익은 아주 부드럽고 촉촉한데 달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좋아서 코난군이 나에게 부탁하기를, 케빈 엄마한테 요리법을 배워서 집에 가서 또 만들어 달라고 했다.

 

나에게 언제나 친절한 하이보는 직접 계량해서 기록을 했는지 어쨌는지, 며칠이나 걸려서 만든 레서피를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그런데 계량한 재료의 양이...

계란 노른자 87그램

옥수수 전분 16.5그램

설탕 82.5그램

하는 식으로 소숫점 한 자리까지 내려가는 정밀한 숫자라서 실제로 요리를 하려니 막막한 느낌이 들었다.

중국인이 한국인에게 나눠준 레서피이니 영어로 써있는 것도 당연하고...

 

그래서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재료의 분량도 익숙한 단위로 바꾸어서 기록한다.

 

 

[첫번째 반죽 재료]

크림 치즈 2팩 - 상온에 두어서 부드럽게 녹은 것

설탕 1/4컵

옥수수 전분 1 테이블스푼

계란 노른자 4개

무염버터 1/3컵

우유 1컵 - 미지근한 정도로 데운 것

 

[나중에 추가할 반죽 재료]

계란 흰자 4개 분량

설탕 2/3컵

 

 

[만드는 법]

 

1. 크림치즈 두 팩을 상온에 몇 시간 두거나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서 부드럽게 녹인다.

전자렌지에 녹일 때는 10초 간격으로 데우다가 멈추면서 굳기를 확인해서 너무 흐물거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하이보의 팁: 핸드믹서로 크림치즈를 으깰 때 힘들지 않고 잘 으깨지면 알맞은 굳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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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탕 1/4컵을 크림치즈에 넣고 중간 빠르기로 섞는다 (핸드믹서나 스탠드믹서 사용할 때의 빠르기를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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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옥수수 전분 1 테이블스푼을 체에 쳐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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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계란 노른자 4개를 넣고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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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녹인 버터 1/3컵을 넣고 섞는다. 버터를 모두 넣어 완전히 섞은 다음에 미지근한 우유 1컵을 넣고 섞는다.

나의 생각: 버터와 우유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잘 섞이지 않으니 두 재료를 따로 넣고 완전히 섞인 다음 그 다음 재료를 넣어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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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주 중요한 단계: 잘 섞인 반죽을 고운 체로 걸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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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그래야만 고운 식감의 치즈케익이 되는가보다.

귀찮다고 생각되어도 반드시 체에 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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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번에는 나중에 추가할 반죽 재료를 준비할 차례이다.

계란 흰자 4개 분량에다 설탕을 조금씩 나누어 넣으면서 거품을 낸다.

이 때 거품이 너무 많이 생기면 과도하게 생성된 공기가 케익에 큰 균열을 만들기 때문에 중간 속도로 살살 거품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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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첫번째 반죽에다 흰자 거품을 섞는데 한꺼번에 다 넣으면 안되고 세 번에 나누어 넣으면서 잘 섞어준다.

 

여기까지는 순조롭게 진행했으나 그 다음에 문제가 발생해서 지금 현재 오븐에서 익고 있는 케익은 실패작이 될 운명이다 ㅠ.ㅠ

 

문제점 및 주의사항을 기록해 놓고, 다음 번에 성공한 작품을 더 추가해서 올리려고 한다.

 

치즈케익은 마치 일본식 계란찜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습도와 온도 조절이 무척 중요하다.

치즈케익이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에 습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케익틀을 더 큰 용기에 넣고 그 주위에 뜨거운 물을 부어주어야 한다.

가마솥에 밥을 지으면서 그 위에 계란찜 종지를 넣어서 익히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참고로, 나의 친할머니는 살아 생전에 가마솥 밥을 지으면서 계란찜을 자주 요리하셨는데, 그 곱고부드러운 계란찜은 고급 일식집에서 나오는 계란찜과 비슷하거나 더 맛있는 수준이었다.

거품이라고는 없고 그릇에 눌러붙지도 않은 완벽한 상태의 그 계란찜은 내가 무수히 시도해 보았지만 실현불가능한 작품이었다.

(하기야 가마솥 대신에 전자렌지를 사용했으니...)

 

암튼, 케익틀이 들어갈 정도로 크면서 물을 부을 정도의 높이가 되고, 오븐 안에 넣어도 괜찮은 재질의 그릇이 내게는 없다는 것을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반죽은 거품이 꺼지기 전에 얼른 오븐에 넣어야 하는데 알맞은 그릇은 없고...

찬장 구석을 뒤져서 어찌어찌 솥뚜껑을 뒤집어놓고 물을 붓고 케익틀을 넣어서 오븐에 넣었는데...

 

이번에는 케익틀이 말썽이다.

다 구워졌을 때 쉽게 분리가 되는 틀이라서 그 틈 사이로 액체 상태에 훨씬 가까운 케익반죽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하이보의 레서피에 고정식 케익틀을 사용하라고 적혀 있었다.

하이보 자신도 수 차례 실패를 경험하고 터득한 방법이었나보다.

 

나도 다음 번에는 고정식 케익틀을 마련해서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치즈케익은 온도유지도 아주 중요해서, 화씨 325도에서 15분간 구운 다음에는 온도를 300도로 낮추어서 한 시간을 굽는데, 그 동안에 절대로 오븐을 열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300도에서 한 시간을 구운 다음에도 오븐을 열지말고 그 상태로 한 시간을 더 오븐안에 두라고 한다.

급격한 온도 하강은 치즈케익이 급하게 수축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둥그렇게 부풀어 올라서 맛있어 보이는 - 그리고 실제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있어서 더 맛있는 - 케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븐에서 한 시간을 더 기다린 케익은 꺼내서 랩으로 덮은 다음 냉장고에 4-5시간 동안 둔다.

그 다음에 예쁜 접시에 뒤집어서 케익을 꺼내 담고 그 위에 설탕 파우더나 과일잼 등으로 장식해서 먹는다.

 

2018년 12월 30일

 

다음에 케익을 다시 만들어서 사진을 더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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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5일에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의 케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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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알루미늄 팬으로 구우니 확실히 케익이 잘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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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파우더를 뿌려서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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