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도라 (どら, 징의 일본어) 야끼 라고 부르는 밤과 단팥이 들어가는 빵이 있다.

간략하게 묘사하자면, 팬케익을 두 개 구워서 그 사이에 단팥과 밤을 넣고 샌드위치 처럼 포갠 모양인데, 부드러운 빵과 달콤한 소가 잘 어우러져서 아주 맛이 좋다.

팬케익 반죽에 녹차가루가 들어간 변형도 있고, 팥소를 앙금 형태로 만들지 않고, 통팥이 씹히도록 만드는 등의 변형이 있다.

한인마트에 가면 너댓개가 들어 있는 한 봉지에 5-7달러 정도 가격으로 팔고 있는데, 우리 동네 오아시스 마트에는 없기 때문에, 일 년에 몇 번 대도시 한인마트에 가게 되면 꼭 사오게 되는 간식이다.

아침 식사로 먹거나 식후 디저트 삼아 먹는데, 사오고 하루 이틀만 지나면 다 먹어버리게 된다.

내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라서, 양껏 배불리 먹으려면 너무 비싸고, 하루에 한 두개씩 아껴 먹어도 금새 사라져 버린다 :-)

 

이번 한일 무역 갈등으로 인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지켜보니, 무역이 문제가 아니라 후쿠시마 지역의 오염된 토양과 해수를 전혀 통제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서 만드는 법을 알아보았더니, 생각보다 만드는 법이 어렵지 않아서 이제부터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다.

 

맨 처음 만들어서 주주네 엄마에게 나누어 주었더니 감탄을 하며 너무 맛있다고 했다.

자기집 믹서기가 아주 비싸고 파인애플 심이나 팥껍질 같은 것까지 곱게 다 갈 수 있으니, 그걸로 팥앙금을 만들어 주겠다고도 했다. (오늘 아침에 받아와서 냉장고에 팥앙금이 들어있다 :-)

그러면 나는 팬케익을 구워서 주주네 엄마와 내가 합작으로 더 많은 도라야기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남편은 원래부터 도라야끼를 좋아했으니, 내가 많이 만들어서 실컷 먹을 수 있게 되어 좋고, 둘리양은 원래 팥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 주주네 엄마와 할머니, 가장 친한 친구 주주까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더니 마침내 단팥소의 맛을 알게 되었고, 도라야끼도 잘 먹게 되었다.

앞으로 도라야끼를 자주 많이 만들게 될 것 같으니 조리법을 기록해둔다.

 

도라야끼 4개 만드는 분량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계란 2개, 설탕 70그램 (1/3컵), 꿀 1큰술을 스탠드 믹서에 넣고 가장 빠른 속도로 돌려서 두 배의 부피로 부풀게 한다.

 

2. 1에다가 밀가루 80그램 (2/3컵)과 베이킹 파우더 1/2작은술을 넣어 반죽한다.

 

3. 반죽을 냉장고에 넣고 20-30분간 둔다. (잘은 모르지만, 이 과정 동안에 부푼 반죽이 어느 정도안정되어서, 나중에 팬케익을 구울 때 약간 쫀득하고 균일한 느낌이 나는 것 같다.)

 

4. 단팥앙금에 삶은 밤을 잘게 쪼개서 넣고 섞는다.

 

5. 냉장고에서 식힌 반죽에 물을 조금 더해서 조청 정도 (팬케익 반죽 정도)의 점도로 만든다. 

 

6. 식용유를 키친타올을 이용해서 후라이팬에 살짝 바르고 1/4컵 계량컵으로 반죽을 떠넣어 팬케익을 굽는다. (1/4컵 계량컵을 사용하면 손바닥만한 크기가 되므로, 작게 만들려면 밥숟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7. 팬케익 반죽에 꿀이 들어가서 그런지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너무 짙은 갈색으로 익어버린다. 먹어보면 탄 것은 아닌데, 색이 너무 짙어서 탄 것처럼 보이니, 팬케익을 구울 때 딴짓을 하면 안되고, 집중해서 시기를 놓치지 말고 뒤집어야 한다. 함부로 뒤집다가는 팬케익이 찢어지거나 모양이 망가지므로, 역시나 집중하고 조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8. 팬 케익 안에 밤과 팥을 넣고 샌드위치로 만든 후에, 랩으로 감싸서 가운데는 볼록하고 가장자리는 잘 붙도록 모양을 잡는다.

 

9. 이렇게 만들어두고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팬케익은 더욱 촉촉하고 맛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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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이화정 선생님을 초대해서 카푸치노 커피와 함께 도라야끼를 먹었다.

도라야끼를 만들어 먹게 된 사연을 이야기하니, 마치 일본에서 수출 제한하는 바람에 에칭가스를 국산으로 대체하게 된 것과 흡사하다고 해서 웃었다.

일본에서 수출 규제를 완전히 없앤다해도, 이젠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하게 된 재료라면 굳이 다시 수입을 제개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나역시 일본에서 방사능 오염지역을 완벽하게 통제한다고 해도, 굳이 먼 한인마트까지 가서 비싼 일본 도라야끼를 사먹지 않을 것 같다.

집에서 만들면 파는 것보다 1.5배가 큰 사이즈로 스무개쯤 만들어서 가족들을 실컷 먹이고 친한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방사능 오염 확산을 막을 방법이 너무나 어려워서 더욱더 내가 만든 도라야끼를 많이 먹게될 것 같다.

 

이화정 선생님에게 아이스크림 기계로 집에서 만든 각종 아이스크림을 모두 맛보는 아이스크림 뷔페를 대접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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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자주 만들다보니 점점 쉽게 여겨져서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는 일이 전혀 없다.

대신에 생크림과 홀밀크 (전지유)를 사놓게 되고, 아이스크림 기계의 내솥은 항상 냉동실에 넣어두어서 언제라도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해놓고 있다.

 

2019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