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군네 엄마와 음식 배틀 :-)

소년공원 2020.08.04 21:26 조회 수 : 220

우리보다 한 달 뒤에 킵스팜 주택으로 입주한 디군네 가족에게 이사할 동안에 음식 해먹는 일이 힘들것 같아서 김치를 두어가지 담아서 준 적이 있다.

이사를 온 후에도 튀김만두와 닭도리탕이 맛있게 만들어져서 조금씩 나누어준 일이 있었다.

걸어서 몇 발짝만 걸으면 되는 거리에 살고 있으니, 음식을 나눠먹는 일이 쉬웠다.

 

그런데 얻어먹기만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어느날 디군이 우리집 벨을 눌러서 나가보니 이런걸 전해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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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파육을 닮은 삼겹살찜과 함께 곁들여 먹을 부추무침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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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동파육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요리는 디군 엄마가 겸손하게 "그냥 삼겹살찜 이에요" 하고 말한 이 요리와 많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통삼겹살을 잡내를 없애기 위한 재료를 넣고 (마늘, 생강, 등; 동파육은 중국요리라서 중국 향신료가 들어가겠지) 함께 삶은 다음 맛간장에 한 번 더 조린 후에 썰어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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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익은 돼지고기가 설탕 간장 코팅으로 단짠 맛을 입었고, 부추무침과 함께 먹으니 상큼하기까지 해서 무척 맛있었다.

나도 다음에 한 번 만들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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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은 코난군이 심심하다고 해서 디군을 놀러 오라고 불렀다.

컴퓨터 게임만 줄창 하며 놀고 있는 두 소년을 코난아범이 서재로 불러내려 수학공부를 시켰다.

이렇게 공부를 해야지만 다음에 또 둘이 같이 놀 수 있다고 했더니, 자기들도 게임만 하고 놀았던 것이 양심에 찔렸는지 별로 반항하지 않고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또 다시 재미있게 놀았다.

어제 점심은 냉동식품으로 간단하게 먹였는데, 오늘 점심은 디군 엄마가 짜장을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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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디군의 생일이었다며 생일케익 남은 것도 함께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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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군이 심심하지 않도록 놀게 해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데 수학공부까지 시켜주시니 이보다 더 고마울 수 없다며 아침부터 짜장소스를 만들고, 우리 동네 고급 베이커리에서 큰 케익을 사서 절반을 뚝 잘라서 보내준 것이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아이들 점심상을 편하게 차릴 수 있었다.

집에 있던 냉동 우동면을 삶아서 디군 엄마가 만든 짜장 소스를 얹어주고, 후식으로 케익을 담아주니 훌륭한 밥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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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코를 박고 열심히 먹고 있는 디군은 이제 생일이 지나서 열 한 살이 되었고 올해에 중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니까 코난군보다 한 학년 아래이고 나이로는 거의 두 살 아래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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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친구는 아니지만, 이웃의 디군이 놀러오니 나름대로 재미가 있는데다, 덕분에 맛있는 음식까지얻어먹으니 이런 미소가 나오는 둘리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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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게 미소를 좀 보여달랬더니 개구쟁이 아이들이 이런 우스꽝스런 표정을 짓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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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점심을 먹은 후에 공부를 하러 서재로 들어갔고, 나는 개강 준비를 하다가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주방이 넓으니, 두 가지 요리를 할 준비를 이렇게 늘어놓아도 여전히 공간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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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와 멘보샤를 만들어서 이렇게 담아 아이들과 남편에게 먹이고, 디군네 집에서 온 음식 통에도 담아서 디군이 집에 가는 길에 들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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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받은 디군 엄마가 곧바로 카카오톡 연락이 왔다.

자기는 잡채를 무척 좋아하지만, 어쩐지 자신이 만든 잡채는 맛있게 만들어지지 않아서 고민이었는데, 이렇게 남이 해주는 잡채를 얻어먹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내 입장에서도, 잡채는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한 번에 만드는 분량이 많게 되는데, 만든 첫날은 맛있게 먹지만, 다음날, 그 다음날,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차 잘 안먹고 남아도는 애물단지 음식이 되곤 하는데, 그렇게 되기 전에 나누어 먹을 이웃이 있으니 좋았다.

 

디군네 엄마와 음식배틀 혹은 음식셔틀 놀이가 즐거웠다.

 

 

2020년 8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