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김장 2부 :-)

소년공원 2020.11.20 20:44 조회 수 : 99

토요일에 사온 배추를, 일요일 하루는 크리스마스 장식하느라 바빠서 그냥 놔두고, 월요일에 절여서, 화요일에 버무렸다.

차고 안에서 하룻밤 절인 배추는 소금물에 풍덩 담궈서 절이는 것보다 훨씬 더 숨이 고르게 죽어서 잘 절여졌다.

소금물에 배추를 담그면 배추에서 나오는 물이 소금물의 농도를 묽게 만들어서 절이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골고루 숨이 죽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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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포기의 배추를 사등분 혹은 이등분해서 자르니 딱 60조각이 되었다.

배추를 절이는 일보다 헹구는 일이 훨씬 더 힘도 들고 시간도 드는 일이었다.

이 날도 바깥에서 헹구고 양념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다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서, 집안에 김치 양념 냄새가 풍기는 것을 감수하고 세탁실에서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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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포기 당 고춧가루 한 컵 정도로 분량을 잡고, 멸치액젓과 비슷한 맛을 내는 (그러나 구수한맛은 더 좋은 것 같다) 베트남 피쉬소스 한 병을 다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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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풀은 끓여서 식혀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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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재료를 손질했는데, 올해에는 갓이나 파와 무를 썰어서 넣지 않고 모두 갈아서 넣기로 했다.

얼마 전에 이웃의 디군네 엄마가 김치를 담았다며 맛보라고 나누어 주었는데, 무를 채썰지 않고 갈아서 양념을 한 것이 깔끔해 보였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김치를 반찬으로 먹기도 하지만, 찌개를 끓이거나 볶음밥, 부침개 등의 요리로 더 많이 먹는데 그럴 때 마다 부추나 갓, 무채 등의 양념을 털어내고 사용하곤 했었다.

아예 갈아서 양념을 하면 털어내거나 지저분해 보이지 않아서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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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를 푸드프로세서에 갈았더니 이렇게 곤죽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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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도 갈고 생강도 갈고 파도 갈고 갓도 갈고 무도 갈고.... 다 갈았다.

아랫쪽의 분홍색은 무와 새우젓을 함께 갈아서 색이 오묘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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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간 양념과 찹쌀풀을 넣으니 양념이 촉촉해져서 버무리기도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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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실에 자리잡고 앉아서 두 번 헹구고 꼭 짠 배추에 양념을 바르는 일만 남았다.

배추 60쪽을 두 번씩 짰으니 120번 손목운동을 했고, 그 다음날 까지도 손목과 손가락이 욱신거렸다.

그래도 일 년 동안 할 고생을 몰아서 한꺼번에 했다고 생각하니 견딜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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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이 긴 비닐장갑이 김치 양념 바를 때 아주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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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버무리고 있자니 남편이 와서 사진을 한 번 찍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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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이 와서 또 한 번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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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포기 사이 빈 공간에는 작은 무를 썰어서 박아두었다.

이렇게 열 여덟 포기 김장을 마치고 우리집 김치 냉장고에 꼭 맞게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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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에 땅속발효 기능을 선택하니 일주일 정도 발효가 잘 되는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발효가 끝나면 장기 보관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이제 친한 사람들에게 맛보라고 조금씩 나눠주고, 일년 내내 이 김치로 볶음밥도 해먹고 찌개도 끓이고 라면을 먹을 때 반찬으로 먹을 예정이다.

내년 이맘때 까지는 김치 담을 일 없다 :-)

 

 

2020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