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산이는 이미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해요. 집에서 놀 때도 영어 한국어 비율이 50:50 정도 되는 것 같고요. 저희 부부는 당연히 집에선 한국어를 쓰는데, 아이에게 강요한 적은 없어요. 당연히, 위에 말씀해주신대로, 강요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얘랑 놀다 보면 강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요. 워낙 자연스럽게 영어-한국어 전환이 가능하다보니, 넋놓고 애랑 놀다 보면 영어인지 한국어인지 굳이 따져보기도 전에 애가 발화하는 언어로 받아치게 되더라고요. 특히 요즘은 프리텐드를 어마어마하게 즐겨 하는데, 이 때 쓰이는 언어는 대부분 영어예요. 한국어로는 그렇게 직관적으로 이런저런 묘사를 하기가 어려운가보더라고요. 그리고 그게 제 생각에는, 평소 접하는 영상물의 언어가 영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페파피그네 벤앤홀리스 리틀 킹덤이네 하는거 보면서 거기서 본 장면들을 모사해내는 게 프리텐드/드라마틱 플레이의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인거죠. 그러다보니 '아..이거 한국어로도 영상물/책을 접하게 해줘야 하는데 너무 못하고 있나..' 싶은거예요. 영상물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런저런 맘에 들지 않는 요소들이 많아서 한국어 영상물을 일부러 안 보여주게 되고..책은 정말 구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것도 같은 이유에서인데, 주변 한국인들이 판다고 내놓는 책들은 왜들 모두 전집류 혹은 명작동화/전래동화류인지요..가격이 싸지도 않아요 ㅠㅠ; 그래서 요즘은 거의 그냥 반 포기하고 살아요. 남편이 직장을 잡고 이주를 한 뒤에야 뭐라도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