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애틀에서 밴쿠버로 넘어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애초에 우리 동네에서 밴쿠버로 가는 국제선 항공 노선을 이용해도 되었지만, 씨애틀 공항까지 가는 편이 무척 저렴했기 때문에, 씨애틀에서 어떤 수단을 이용하든 밴쿠버로 넘어갔다 다시 돌아나오는 것이 경제적이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그렇게 해서 씨애틀에 들른 김에 도시 구경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씨애틀에서 2박을 하고 아침 일찍 출발하는 암트랙 기차를 탔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보니, 기차편은 하루에 두 번 정도 밖에 없는 반면 버스 편은 여러 시간대가 가능하고 요금도 버스가 더 저렴했다.

그러나 씨애틀-밴쿠버 구간의 기차 여행이 놓쳐서는 안될 좋은 경치라는 것을 검색해서알아냈기 때문에, 한 번은 기차, 또 한 번은 버스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기차로 국경을 넘는 것이 버스보다 훨씬 수월했고 여행 자체도 쾌적했다.

요금이 조금 더 비싸지만 그 값어치를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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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의 좌석이 버스보다 더 넓고 창밖의 경치도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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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기차를 타는 곳과 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은 같은 장소이고 걸리는 시간도 편도 4시간으로 비슷하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왕복으로기차를 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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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안에서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창밖을 구경하기도 하고, 일찍 일어나 (기차 편이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거나 저녁에 출발하는 것 뿐이었다) 피곤하니 낮잠을 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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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차의 한가운데 좌석은 의자를 마주보고 가운데 테이블이 있어서 간식을 꺼내놓고 먹거나 아이패드와 카메라를 올려놓기 편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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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입국 서류를 작성할 때도 여권과 서류를 펼쳐놓고 하기에 좋았다.

캐나다 입국 심사는 밴쿠버 역에 내려서 받는데,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기차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간단한 질문 몇 가지만 하고 통과시켜주었다.

반면에 밴쿠버에서 씨애틀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국경 통과를 할 때 버스에서 내리고, 화물칸에 실었던 짐가방도 모두 꺼내서 입국 심사를 받고 짐검사도 받아야 했다.

입국 심사를 할 때에도 미국 여권 소지자 먼저, 그 다음은 캐나다 여권 소지자, 그 다음으로 기타 다른 나라 여권, 이렇게 순서를 정해주어서, 우리 가족은 일찍 심사를 받고 버스로 돌아와 기다릴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오래 기다려야 했다.

기차는 정해진 경로로만 다니고 중간에 사람이 타고 내릴 수 없는 구조인데 반해, 버스는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각기 다른 입국 심사 절차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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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역에서 캐나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전철을 타고 호텔로 가서 짐을 푼 뒤에 늦은 점심 혹은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우리 호텔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한국 마트인 에이치 마트가 있었는데, 한중일 음식을 패스트푸드 스타일로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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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할 때 음식값을 내고 직접 음식을 받아다가 먹고 빈 그릇 치우는 곳에 가져다 놓게 하니 종업원에게 팁을 주지 않아도 되고 음식값 자체도 무척 저렴했다.

블랙스버그 우리 동네에는 이런 저렴하고 다양한 한국음식은 애초에 없고, 한인타운이 큰 워싱턴 디씨 근교에서 이 정도 음식을 먹으려면 일인당 20달러는 족히 들었을텐데, 여기서는 캐나다 달러로 일인당 10달러가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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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난지 사나흘이 되어가니,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본 아이들이 아주 신나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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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은 갈비탕을 시켜서 맛있게 한 그릇을 다 비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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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잡채밥을 이렇게나 맛있게 먹었다 (저 크게 벌린 입을 보라... ㅎㅎㅎ)

둘리양은 특히나 밥과 국을 먹는 한국식 음식을 좋아하는데 씨애틀에서는 거의 매 끼니 빵을 먹다가 오랜만에 흰 쌀밥을 만나니, 흥부가 박을 타서 쌀밥이 나왔을 때 이랬을까 싶은 장면을 연출하며 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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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도시를 대상으로 살기 좋은 도시 선정 5위 안에 든다고 하는 밴쿠버는, 사람들이 친절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 무매연 버스와 하이브리드 택시를 운행하며 마트에서는 비닐 봉지를 남발하지 않았다.

택시 요금이나 관광지에서 바가지도 없었고, 길을 물어보면 누구나 친절하게 가르쳐 주어서 여행하기에도 참 좋은 도시였다.

다만, 여름에 관광객이 붐비는 성수기라서 숙박비가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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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애틀에서 역사적이고 특이한 호텔에서 묵어서 좋긴 했지만 화장실과 샤워가 불편하고 수영장 같은 부대 시설이 없어서 아이들이 지루해 했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밴쿠버 호텔은 현대식 시설을 골라서 예약을 했는데, 우리가 관광할 도심지와 크루즈를 타는 곳이 가까운 다운타운 밴쿠버는 숙박비가 비싸고, 외곽으로 한참 나가면 비교적 저렴한 호텔이 있었다.

하지만 차가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니 싼 호텔을 찾아 멀리 갔다가는 교통비가 더 들지도 모르겠어서, 밴쿠버 다운타운의 호텔을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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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여기는 최고 도심에서는 약간 먼 곳에 있어서 전철역까지 좀 걸어야 하지만, 무척 넓은 방을 잡을 수 있었다.

조리기구까지 갖춘 주방도 딸려 있어서 한국 음식에 굶주렸던 우리는 라면을 사다가 끓여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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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정문 앞에는 관광지로 가는 무료 셔틀이 정차하니 그점도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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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츄리 플라자 스파 호텔 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호텔은 스파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숙박객은 사우나와 샤워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마사지를 원하면 할인된 값으로 받을 수도 있다고 했지만, 나는 아로마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무료사우나로 충분히 만족했다.

아이들과 수영장에서 놀다가 조금 추워지면 사우나에 갔다가 다시 냉탕인 수영장에 들어가서 놀곤 했다.

씨애틀도 그랬지만 밴쿠버도 한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없을 정도로 서늘해서 뜨거운 사우나가 참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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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셔틀을 타고 관광지로 가기 위해 호텔 앞에서 기다리며 찍은 고층 빌딩이다.

이런 호텔에 비하면 우리 호텔은 반 값도 안되는 좋은 가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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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서 구경했던 곳은...

카필라노 흔들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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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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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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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에도 여러 곳이 있다.

다음 글에서 하나씩 기록해서 쓰려고 한다.

 

 

2018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