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리빈과 돼지족발

소년공원 2011.05.22 20:11 조회 수 : 38570

오래전부터 슬로우쿠커를 하나 살까말까 생각해왔다. 그런데 지난 번 학과 행사에서 동료 교수가 만들어온 돼지고기 바베큐 요리를 맛보고, 그래! 결심했어! 하고 물건 구입을 위한 리서치를 시작했다.

대략 공부한 내용을 간추려보자면, 라이발 이라는 회사가 맨 처음으로 전기 슬로우쿠커를 만들었고, 그 이후 다른 주방가전 회사에서 비슷한 것을 많이 만들고 있지만, 제품 자체가 전혀 복잡하지 않은 구조라, 굳이 비싸거나 유명한 회사에서 상표값을 얹어서 비싸게 파는 것을 살 필요가 없었다.

슬로우쿠커를 즐겨 쓰는 사람들은 손님접대나 닭고기를 통째 조리하기 위한 큰 것과, 간편하게 사용하기 위한 작은 것을 따로 구비해서 쓴다고 하는데, 나는 일단 월마트에서 부담없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2쿼트 (2리터 정도) 작은 것을 9달러 99센트에 구입했다.

아울러, 첫 시연 요리 <칠리빈>을 만들기 위한 재료도 구입했다. 각종 콩이 골고루 들어있는 콩 한 봉지와 칠리 파우더 양념인데, 나중에 맛을 보니 칠리 양념이 좀 심하게 라면스프 같은 인조적인 맛이 났다. 다음번엔 칠리 양념도 내 솜씨로 직접 만들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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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복잡하지않고 부품설명서를 한 번 읽으면 저절로 외워지는 간단한 제품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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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욱 간단한 조리법: 모든 재료를 넣고 조리를 시작한다.

콩도 넣고...

DSC_6228.jpg 그린빈과 양파, 토마토도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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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시간 낮은 온도에 두었더니 칠리빈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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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쿠커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돼지족발을 보고, 남편의 대학시절 인기 럭셔리 술안주였다는 훈제족발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정말로 훈제는 아니고 양념간장에 졸인 족발요리이다.)

잘 익으라고 반으로 자른 족발 다섯 조각이 든 팩이 3달러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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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양파, 생강, 마늘, 설탕, 후추 등등의 양념을 넣은 국물에 족발을 넣고 두어시간 삶아주면 조리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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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끈덩거려서 살점을 발라먹기가 조금 성가시다는 단점이 있지만, 재료 구입이 저렴하고, 조리 과정이 간단한, 참으로 흐뭇한 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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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슬로우 쿠킹은 오래 기다려야 하는 단점만 빼고는 만들기가 쉽고, 푹 무른 음식이라 씹거나 소화시키기에도 쉬운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없지만, 흰 쌀죽도 만들어보고, 먹고 남은 통닭을 현미 한 줌과 물 몇 컵을 붓고 밤새 두었다가 닭죽도 만들고, 돼지고기 바베큐도 만들었는데, 모두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