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에서 방학 동안에 야채 숩을 자주 끓여먹겠다고 쓴 적이 있다.

미국인 동료들의 도시락을 구경하다보면 숩을 싸오는 경우가 있는데, 샌드위치나 파스타 같은 음식 보다는 가볍게 먹을 수 있고, 반면에 야채를 가장 많이 먹을 수 있는 방법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요리는 이탈리안 웨딩 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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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 중에 사범대 교수 전체가 다 모이는 회의가 있었는데, 하루 종일 진행되는 회의라서 점심도 제공되는데, 그 날의 메뉴 중에 하나가 바로 이탈리안 웨딩 숩 이라고 했고, 그 소식을 들은 몇 명의 동료 교수들이 "음~~ 야미~~" 하면서 기대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다른 중요한 일과 시간이 겹쳐서 나는 그 회의를 불참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다른 것 보다도 그렇게 맛나다는 이탈리안 잔치국수 (내 나름의 해석과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 붙인 한국식 이름이다 :-) 를 못먹었다는 아쉬움이 가장 컸었다.

그래서 내 숩 만들기 프로젝트의 첫번째 타겟으로 선택되었다.

인터넷으로 공부해보니 이탈리안 웨딩 숩 이라는 이름은 사실 이태리어를 잘못 해석한 미국인들의 실수라고 한다.

원래 이름은 "minestra maritata ("married soup")". 한국어로 내맘대로 번역하자면 찰떡궁합 숩 정도가 될 것 같다. 즉, 야채와 고기가 좋은 합을 이루는 음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매리드" 라는 단어가 웨딩으로 둔갑해버렸고, 그래서 나같은 사람은 이태리 사람들이 결혼식날 먹는 잔치국수 같은 음식인가보다 하고 생각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암튼, 이 음식을 만드는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재료도 딱히 정해진 것이 아니고, 그저 이태리 채소 몇 가지를 되는대로 넣고, 파스타와 밋볼을 넣어서 육수에 끓이기만 하면 된다.

DSC_0011.jpg 육수, 케일, 밋볼, 엔다이브 라고 하는 야채와 당근, 이것이 재료의 전부이다.

엔다이브는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생겼는데, 꼭 노란 배추 속 같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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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파스타가 사진에서 빠져서 따로 찍었다.

이태리 국수는 기다란 스파게티, 넙적한 페투치니, 더 넙적한 라자냐, 꽈배기 모양 로티니, 등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탈리안 웨딩 숩에는 보통 기다란 쌀 모양으로 생긴 오르조 라는 것을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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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방법?

그냥 육수에다 모든 재료를 넣고 파스타나 고기가 익을 때까지 이렇게 팔팔 끓이면 된다.

DSC_0018.jpg 물론, 밋볼을 고기를 갈아서 직접 만들었다면 조금 더 길고 복잡한 조리과정이 있었겠지만, 나는 비상식량 삼아서 냉동 밋볼을 늘 사다두곤 하기 때문에, 매우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내일 출근할 때 도시락으로 싸가고, 남은 것은 저녁식사로 먹으려고 한다.


2013년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