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호박 농장 구경을 마치고 어린이집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였는데, 그러다보니 식사 시간도 늦어지고 뒤따라 낮잠 시간도 너무 뒤로 밀려서 올해에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도록 했다.

견학을 좀 더 느긋하게 즐기고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는 즐거움도 누리고 어린이집으로 돌아가서는 바로 낮잠을 잘 수 있도록 시간 안배가 되어서 좋았다.

그러나, 엄마 입장에서는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한창 바쁜 와중에 견학을 따라 가는 것만 해도 시간이 많이 들어서 초조한데, 거기에다 도시락까지준비해야 하다니!

하고 잠시 좌절했지만...

솔직히 다른 미국인 엄마들이 싸보낼 도시락의 수준을 알기에, 별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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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김밥은 좋아하지만 단무지나 우엉은 죄다 골라내고 먹는다.

그래서 아예 단무지는 안넣고 당근과 게맛살만 넣고 김밥을 만들어주었다.

간식으로는 얇게 썬 오렌지와 비프져키 (육포와 소세지의 중간쯤 되는 맛과 식감이다)를 싸고, 음료는 물과 오아시스 마트에서 구입한 코코몽 쥬스를 챙겼다.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어린이 도시락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 것 없는 도시락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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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른 아이들이 싸온 도시락에 비하면 둘리양의 도시락은 훌륭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땅콩잼을 바른 샌드위치나 씨리얼바 에다가 쥬스 한 팩이 전부인 것이 일반적인 미국 어린이들의 도시락이다.

평일에 학교에 싸가는 도시락이나 소풍처럼 특별한 날에 먹는 도시락이 서로 다르지 않고, 그나마 이렇게 부모가 준비해준 음식을 깔끔하게 다 먹는 아이들도 드물다.

 

비록 도시락의 내용물은 보잘것 없지만, 둘리양과 함께 마트에 가서 마시고 싶은 음료를 고르게 하고, 먹고 싶은 도시락 메뉴를 정하게 해서 싸준 것만으로도 이 당시 내 바빴던 스케줄을 고려한다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

 

 

2016년 1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