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방으로 배달된 짜장면과 짬뽕을 그리워했지만, 그건 단지 내 손으로 만들어먹을 기운과 시간이 없어서였지, 그림의 떡이라서 한탄했던 것 아니었다.

오늘은 씩씩하게 퇴근하고 돌아와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 이렇게나 훌륭한 철가방 메뉴를 직접 만들어서 먹었다.


짜장면 시키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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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만두는 써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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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한 번 비벼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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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 소스에 들어간 재료로는, 돈까스 해먹으려고 양념해두었던 돼지고기 200 그램, 애호박 반 개, 양파 한 개, 당근과 감자 작은 것으로 한 개씩, 그리고 재료를 볶을 때 풍미를 더하기위해 돼지비계를 썼다. (집에 돼지비계까지 구비하고 사는 나는 요리왕?)

면은 예전에 사두었던 냉동 중화면을 썼고, 만두도 한국마트에서 사두었던 냉동제품이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만들어 먹으니 사먹는 것보다 깨끗하고 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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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아범이 묻기를,  진작에 이렇게 만들어 먹으면 될 것을, 왜 그동안 짜장면 타령을 했느냐고 한다.

아 글씨, 그러니까...

삼십 분만 투자하면 짜장면 한 그릇 정도는 쉽게 만드는 실력이긴 하지만, 그 삼십 분 동안 부엌에 서서 뭘 만들 엄두가 안나도록 몸이 힘든 것을 어쩌냐고요...

그런데 어제 산부인과 정기검진에서 의사가 추천한 약을 사다먹었더니 금새 속이 가라앉고 기운이 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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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 라고 하는 이 약은 불편한 속을 달래주기도 하거니와, 산모와 아기에게 필요한 칼슘공급도 되는 안전하고도 좋은 약이라고 한다.

물없이 그냥 두 알씩 씹어먹는 건데, 꼭 분필을 씹는 기분이라 약간 거시기하지만 그래도 과일향도 좀 나고, 100알도 넘게 들어있는 것이 4달러도 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사서 먹어보았는데 의외로 효과가 참 좋다.


내 입덧의 주요 증상이, 배가 고프면 위산이 과다분비되면서 속이 불편하고, 그래서 무얼 먹고나면 한 시간 이내에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느라고 다시 속이 거북해지는 것이었는데, 저 약을 먹으면 속쓰림이 가시고, 소화도 도와주는지 속이 불편한 느낌이 없어져서 한결 기운을 차릴 수가 있다.


오랜만에 먹고싶은 음식을 잘 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기분이 좋은 것보다도, 무언가 내 힘으로 운명을 개척해냈다는 (잉?) 자랑스런 뿌듯함이 더 크다.


숟가락으로 짜장 소스까지 싹싹 긁어먹은 빈 그릇.

아직도 쏘스가 묻어있는 코난 아범의 그릇과 비교하면 내가 얼마나 짜장면을 먹고싶어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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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주말에는 짬뽕을 해먹을테닷!




2011년 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