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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독서에 대한 부담감 마저도 내려놓고 마치 이 세상에 책이라는 것은 없는 물건인 양 살다가, 방학이 되니 책을 읽을 시간이 생긴다.

유시민 작가의 쉬운 말로 잘 쓴 어려운 이야기를 읽자니 막힘이 없이 술술 페이지가 넘어가서 오늘 하루 서너시간 만에 다 읽었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베란다 그네에 앉아서도 책을 읽고, 아이들 점심을 차려준 후에 또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에는 새로이 커피 한 잔을 준비하고 금테 안경을 깨끗하게 닦은 후에 독후감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 모든 일들이 바쁜 학기 중에는 도저히 해볼 수 없는 사치로운 일이라 행복하다.

 

제목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고 있지만 내용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주제로 보는 것이 더 맞겠다.

잘 산다는 것은 결국 잘 죽는 것이니, 삶과 죽음이 결국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그런가보다.

수필집과도 같은 이 책 한 권을 쓰기 위해서 유시민은 수십 권의 독서를 하고 적절하게 인용을 했다. 그 독서의 범위도 방대해서 맹자나 카뮈에서부터 리처드 도킨슨이나 스티븐 호킹의 자연과학, 통계청의 통계자료, 시사 자료등을 아우르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걸친 깊은 이해와 식견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는데, 내 전공분야와 겹치는[아이들을 옳게 사랑하는 법] 장에서는 교육학에 대한 굳은 신념과 올바른 이해를 확인했다.

뇌과학에 관한 글에서는 지하실의 뇌간, 1층의 변연계, 2층의 대뇌피질 이라는 명쾌하고 쉬운 방식으로 인간의 두뇌 활동을 설명해주었고, 부질없는 영생 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진시황의 이야기를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생생하고 흥미롭게 역사를 소개했다.

오늘 첫 방송을 했다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유시민 작가가 그 박학다식함을 제대로 발휘했다고 하는 평을 보았는데, 시간이 나면 찾아봐야겠다.

 

나는 훌륭한 사람이나 내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나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습성이 있다 - 는 것을 발견했다 :-)

유시민의 놀이에 대한 인식과 즐기는 일로 밥벌이를 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사상은 나와 꼭 닮았다.

에필로그에 서술한 자신의 생전 장례식에 관한 묘사도 내 마음에 든다.

내 장례식도 그와 같았으면 좋겠다.

남길 재산이 별로 없더라도 정신이 온전할 때 자신의 장례 및 사후 처리에 대해 꼼꼼하게 정리해서 유서를 미리 써두라는 조언도 마음에 든다.

 

 

2017년 6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