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간섭이 아이 성격 망친다

시사저널 2004.07.04 16:58 조회 수 : 789 추천:1

탁아소 일찍 맡기면 아기 ‘스트레스’…면역력도 떨어뜨려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 전에도 어머니의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의 높낮이를 통해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생후 2~3개월 된 아기에게 어머니가 적대적 감정이나 지나치게 간섭하는 태도를 보이면 아기의 감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아기의 성격을 지나치게 내성적이거나 외향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 탬퍼레 대학 연구진은 생후 4~10주 된 아기가 있는 50가구를 방문해 아기 어머니와 인터뷰를 가졌다. 연구진은 아기들의 정신 건강 상태 및 일반적인 생활 환경 등을 파악했다. 그리고 아기가 8~11주 때 다시 찾아가 아기가 어머니와 함께 노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 놓았다. 아이가 두 살이 되었을 때, 연구진이 다시 그 가정을 찾아 어머니에게 아기의 행동 특성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어머니가 아기에게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거나 아기의 행동에 심한 간섭을 하는 경우 아기들은 그 순간 어머니를 피하려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아기들은 쉽게 포기하거나 화를 내는 극단적인 성향으로 발전했다. 또한 아버지의 정신 건강 상태가 아기를 내성적 성향으로 만드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버지는 상대적으로 어머니보다 아기와 접촉하는 시간이 짧은데도 아기의 인성 형성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천식 발병 위험 높아져

첫돌 전에 아기를 탁아 시설에 맡기는 것도 아기의 행동 발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탁아 시설에 일찍 들어간 아기들은 늦게 맡겨지거나 어머니의 보호 속에 자라난 아기들에 비해 내성적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적인 행동에서도 문제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존 연구에서도 탁아 시설을 일찍 경험하는 것이 아기의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적이 있다. 생후 1년 이전에 탁아소에 맡겨진 아기들은 나중에 천식 증세가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기들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그들이 현재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표현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 요인들이 직접 천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천식 발생을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내성적인 성격은 일반적인 건강 관리 측면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성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대인 관계에서나 업무 처리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종 질환에 잘 걸리게 한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되었을 때에도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보다 바이러스 증식 속도가 빠르고 약물 치료 효과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성격이 신체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좋은 예이다.

최근 아기를 남들보다 튼튼하고 우수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거금을 들여가며 좋은 것을 찾는 부모가 많은데, 아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표현보다 더 좋은 육아법은 없는 듯하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 www.eand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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