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에서 퍼왔습니다…
우리 아이 망치고 학교를 지옥으로 만드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초절기교가 이외에도 많이 있지만 이 정도로도 아이 하나 망치는 것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혹시나 다른 비법이 있으시면 한 수 지도해 주셔서 같이 공유했으면 합니다.
태어나서부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1. 덮어놓고 영어 조기 교육하십시오. 말이 사람의 사고와 인격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도 모르고 우리말로 엄마, 아빠, 친구들과 의사 소통하는 법, 말로 예절을 배우는 법, 말로 양보하고 존중하는 법, 말로 자신을 다스리는 법도 배우기 전에 그 놈의 ㅆ ㅏ가지 없는 영어나 가르치십시오.(영어에 예절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화적 문맥 없이 배우는 영어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세상에 ‘엄마 물 좀 주세요.’ 할 것을 “Give me water, mom – 엄마 물줘”한다고 기특해하는 걸 보면 기가 찹니다.)
엄마가 독일인이고 아빠가 일본인이고 살기는 미국에 사는 애들이 3개국어 한다고 따라하실겁니까? 그 애들은 엄마의 문화, 아빠의 예절, 살고 있는 사회의 인성과 함께 언어를 배웁니다. 이거 하나는 아세요. 사고력이나 토론능력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능력 한계 안에서만 자랍니다. 어릴 때부터 영어 가르쳐서 중고등학교 때 영어능력 신장시키십시오. 대신에 영어는 잘하는데 머리는 뒤죽박죽인 좀 덜 떨어진 애 거두십시오.
2. 텔레비전 연속극이나 보면서 애들이 말시키면 쫓아내면서 애들이 비디오 본다고 밥 먹으러 안오면 닥달하고 소리치세요. 힘 만 생기면, 자기도 엄마 아버지 무시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철저하게 왕따시켜 드릴겁니다. 하루종일 게임하고 채팅해도 그 때는 못 말립니다.
3. 친구하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해놓고 친구하고 싸우고 돌아오면 그 집에 찾아가서 따지세요. 공공장소에서 떠든다고 남들이 뭐라 하면 당신이 뭔데 남의 애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겁나게 쏘아붙이세요. 남들 배려하는 것보다 자기 몸 귀한 줄 확실히 깨닫게 됩니다.
4. 이큐교육 시키세요. 창의적인 교육 시키구요. 그것 마저 필수과목에 집어넣어서 조그마한 아이 머릿속을 꽉꽉 채우시기 바랍니다. 이큐? 창의? 성가시다고요? 학습지 받아서 암기시키면 됩니다. 뭐. 그런거 어렵습니까? 학습지 한 서너개는 받아야 안심이 되지 않겠습니까.
5. 돈으로 때우세요. 맞벌이한다고 애한테 미안하시죠? 돈으로 때우세요. 미안한 마음에 주면 줄수록 나중에 애들은 사랑보다 돈을 더 받고 싶어할겁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6. 학교선생 못 믿겠다고 수업마치면 바로바로 보습학원 보내세요. 효율성이 떨어지면 아예 자퇴시키고 검정고시 공부를 시키던가요. 되도록 아이들을 여기저기 보내세요. 부모 얼굴 하루 두 시간 이상 못 보게 합시다. 버릇 듭니다. 그래야 나이 들어서 오 분도 안보고 살아도 어색하지 않죠.
7. 학부모들 연구수업 할 때 자기애 발표 안 시킨다고 집에 돌아와서 애 앞에서 선생 욕을 하세요. 기왕이면 수업시간에 앞에 나가서 따지기라도 하세요. 학교와 선생이 존재하는 이유는 자기애 돋보이게 하기 위한 거라는 걸 아이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 시켜 주세요.
8. 입버릇처럼 말하세요. 공부해서 남 주냐고. 그래서 공부해서 자기 앞가림만 하는 아이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다소 버릇 없더라도 좀 참고 있다가 성적표 가져오면 몰아서 야단치세요. 효과만점입니다. 뭘 해도 꾹 참고 있다가 하여간 공부 안 한다고 뭐라 하시면 아이들은 공부만 잘 하면 아무렇게 살아도 된다고 확실히 이해하게 됩니다.
9. 결정타가 있어요. 공부잘하는 형이나 동생 두둔하세요. 어디가도 공부 잘하는 누나, 동생 자랑하시고 좀 못하는 애는 살짝 숨기세요. 그래도 누가 물어보면 나름대로 좀 한다고 부끄러워하면서 거짓말도 하세요. 그리고 마음속으로 첫째는 실패지만 둘째는 잘 키워야지.. 이런 마음 행여라도 먹으세요. 커서라도 첫째가 둘째 뒷바라지하게 될 지 아나요. 둘째는 미안한 마음도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니 애 마음에 상처 안주고 얼마나 좋습니까.
10. 컴퓨터 앞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세요. 컴퓨터는 돈주고 피씨방에서 해야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주세요. 공부할려면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하면 무조건 사주시고 애가 무슨 내용을 들여다보던 간에 하루 딱 한시간만 하게 하세요. 부모가 컴퓨터 전혀 몰라도 아이들은 알아서 좋은 사이트 잘 찾아 들어갑니다.
11. 이거 중요합니다. 하여간 아이가 공부 말곤, 집에서 아무 것도 못하게 하세요. 텔레비전도 못 보게 하고 컴퓨터도 못하게 하고 비디오도 못 보게 하고 만화책 같은 것도 아예 빌려다보지 못하게 하세요. 확실하게 밖으로 나 돕니다. 집에서는 오로지 먹고, 자고, 공부하는 거 말고는 다른 일이 생길 수 없다는 걸 가르쳐야 합니다. 답답하면 지가 나가야지요. 어디 어린놈이 집에서 개길려고..
12. 부모의 문화생활은 텔레비전 밖에 없다는 걸 아이들이 배우게 하세요. 부모의 모든 교양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것이니 만큼 딱 텔레비전 연속극이나 쇼프로 수준으로만 살도록 아이들을 가르쳐 주세요. 책 같은 건 전집류로 몇 질 사다놓으면 책 장 가득찹니다. 대형 오디오 사다놓고 마루에 두는 대신 매일매일 걸레질하세요. 씨디 나온지가 언제인데 엘피판 여 남은 개라도 꽂아주십시오. 혹시 아나요. 희귀음반이라 비싸게 받고 팔 수 있을지. 책 보는 모습같은 거 보여주지 마세요. 행여나. 애들 보고 배웁니다.
13. 이건 좀 반대되는 이야기 같지만, 애들 책 좀 읽히세요. 논술에 도움이 되는 걸로. 머리 아플 때는 애들 읽기 좋은 ‘괴기담’ ‘포켓몬스터 대모험’이런거 몇 권 덤으로 사주면 짜증나는 책도 참고 읽을 지 모릅니다. 그나마 보습학원 다니거나 과외수업 받는데 지장 있으면 책도 좀 자제시켜야겠지만.. 지나친 독서는 생각 많은 아이를 양산하거든요.
중간 정리… 하여간 아이들 돌대가리로 만드세요. 공부 잘 하는 거 말고는 도무지 인생을 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무뇌아, 썰렁남녀, 무취무미아로 만들어 주세요. 초등학교 때부터 기초를 잘 잡아야 중고등학교 때 빛을 발합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14. 학군 옮기세요. 좋은 학군으로. 기껏 사귄 친구들하고 헤어져서 일 이등 더 오르면 사람보다 중요한게 성적이라는 거 깨닫게 될 것 아닙니까?
15. 교회다니시는 분들 고3자녀는 교회에 보내지 마세요. 말로는 천국의 기쁨은 이 땅의 복락과 비교할 수 없다고 하면서 몸소 그것이 다 헛소리라는 걸 실천하십시오. 좋은 대학가면 장땡입니다. 서울대 가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면 교회 한 십 년 안 다니는 거 면제해 주실 지도 모릅니다. 죽기 전에 아들보고 교회 다시 다니라고 유언같은 거 꼭 하세요.
16. 애 성질 건드리지 마세요. 가만 두세요. 안그래도 피곤한 애입니다. 운동 같은 거 시키지 마세요. 힘빠집니다. 쓸데 없는 관심 갖지 마시고 애 성적표나 한 번씩 챙겨주세요.
17. 한번씩 상담 좀 하세요. 인생의 낙오자가 되지 않는 법에 대해서. 그리고 이제 아이도 머리 좀 컸으니까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에 대해 살벌하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18. 삶으로 모범을 보이세요. 차 바꾸고 집 평수 늘리는데 총력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애들 저금통 따서 무슨 기부단체에 기부하는 거 이런 거 가르치지 마세요. 텔레비전 보면서 정치인들한테 애가 듣도록 십원짜리 욕하세요. 덧붙여 전라도 깽깽이..경상도 호루ㅅ ㅐ ㄲ ㅣ들..이런거도 같이 하면 금상첨화겠지요. 운전할 때 창 밖으로 쓰레기 꼭 버리시구요. 교통신호 되도록 무시하세요. 열 받으면 운전대 놓고 멱살이라도 잡구요. 여자가 운전하면 이년저년 하세요. 이웃한테 손해 안 볼려고 최선을 다하시구요. 어쨌거나 세금 떼먹을 방법 연구 좀 해서 자식한테 물려주세요. 남 욕이나 하고 사시고 자신의 인생 같은 거 절대로 돌아보지 마세요. 애들이 배웁니다. 조심하세요.
자식놈 대학생 만들고 죽을 때까지
20. 이제 왠만한 건 다 가르쳤으니까. 다 아시죠. 군대 안보내는 거. 공익으로 빼는 거.
21. 마지막까지 뒷 감당해주세요. 취직하고, 결혼하고, 애 놓고, 집 살 때까지. 반드시 모시고 살 겁니다. 자신을 대신해서 아들이 멋진 인생을 살도록 강요하고, 협박하고, 애원하세요. 자신의 삶의 목적이 자식이라고 누누히 가르쳐 주세요. 우리 아들 딸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