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뉴 스쿨 이어! 신학기의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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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아범은 이번 주에 벌써 개강을 했고, 나는 26일이 개강일이다. 코난군의 학기는 노동절 휴일을 지나고 9월 4일부터라 (설상가상으로 노동절에 둘리양 어린이집은 휴원이지만 우리 학교는 정상 수업을 한다), 우리 부부는 두 아이 돌보는 스케줄과, 일하는 스케줄을 서로 조정해가며 개강 준비를 해왔고, 개강하고 처음 몇 주간은 그렇게 정신이 없이 지낼 예정이다.

그래도 대학교 교수라는 직업의 큰 잇점 하나가 일반 기업에 비해 유동적인 시간 조정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각설하고, 지난 목요일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퇴근 시간까지 하루 종일 각종 회의가 잡혀 있는데, 마침 코난 아범은 집에서 일을 할 수 있어서, 모처럼 나혼자 출근을 했다.

가장 먼저 시작된 단과대 희의에서, 학장님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 그리고 업무와 관련해서 중요한 가치를 한 가지씩 생각해서 적어 내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 두 가지-비슷할 수도 있고, 전혀 상반된 것일 수도 있는-사명을 잘 이루기 위해서 우리 단과대가 어떻게 지원해주면 좋을지도 익명으로 적어내라고 하셨다.

나는 참으로 운이 좋은 편이다. 개인적인 사명과 직업적인 사명이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사명은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이고, 직업적으로는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인데, 만약 내 전공이 유아교육이 아니라 경제학이라든가 뭐 그런 분야였다면 두 분야의 사명이 서로 상충할 수 밖에 없어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전공은 유아교육이니, 결국 좋은 엄마가 되어서 어린이를 잘 이해하고 좋은 가정교육을 해야만, 직업적으로 훌륭한 유아교육 교수가 될 수 있다. 순서를 뒤바꾸어도 말이 된다.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유아교육 이론을 더욱 공부하고, 실습학교에 자주 나가서 학생들이 수업하는 것을 자주 관찰하는 것이, 곧 내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대해 더 배우게 되는 잇점이 있기에, 좋은 엄마가 되는데에 큰 도움이 된다.

이번 학기에는 더더욱이나, 코난군이 다닐 학급에 내 학생 하나가 실습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나는 실습생 지도를 하는 동시에, 처음 초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내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고, 담임 선생님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등 직접적인 덕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미국 초등학교 교육을 실제로 경험하게 되므로, 앞으로 내 강의가 더욱 현실감을 갖추어 개선될 것이다.

장기적인 사명이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선생님, 그래서 궁극적으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실천 목표를 세웠다.

이번 학년도에는, 매일 뉴욕타임즈 신문 기사를 한 개씩 읽기로 했다. 영어로 된 미국 신문 기사를 읽다보면, 고급스러운 어휘도 배울 수 있고, 교육에 관련된 기사는 강의 시간에 토론 주제로 삼아서 학생들과 심도깊게 토론 수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법적으로 미국 시민이 되었으니,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아는 것도 좋은 선생님, 좋은 인간이 되는 데에 일조하리라 믿는다.

그 다음 실천목표는 건강을 위해 월화수요일은 점심 시간에 운동을 하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건강도시락을 싸와서 먹는 것이다. 이번 학기 시간표는 어쩌다보니 월요일부터 수요일 까지는 아침부터 퇴근시간까지 바쁘게 꽉 찼고, 목요일과 격주 금요일은 상대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다. 그러니 바쁜 와중에 도시락까지 챙기려면 힘들테고, 느긋하게 도시락을 펼쳐놓고 먹을 시간도 빠듯하다. 그래서 요즘 유행한다는 간헐적 단식도 할 겸, 월화수는 아예 점심을 먹는 대신에, 학과 건물에 있는 운동실에 가서 간단하게나마 운동을 하고, 목요일과 회의가 없는 금요일은 건강식으로 도시락을 싸와서 먹고 일을 하기로 정했다.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려면 가장 기본 조건이 건강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학년도에는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을 정해서 오롯이 연구만 하는 날로 정했다. 종료 교수와 진행하고 있는 연구가 있고, 한국에 있는 친구와도 이런 저런 연구를 하자고 의논해 둔 것이 있는데,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려면 –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 집중해서 연구에만 몰두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이다. 마침 동료 교수 섀런도 뜻을 같이 해서,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은 꼭 연구 논문을 쓰자고 약속을 정했다. 말할 것도 없이 이것은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실천 사항이다.

2013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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