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코난군이 디자인한 슈퍼 히어로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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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코난군도 그랬지만, 지금의 둘리양도 여러 가지 동물을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원숭이를 재미있어 한다. 어느날 나에게 원숭이를 그려달라고 하길래 화이트보드에 서투른 솜씨로 원숭이를 한 마리 그려주었는데, 내가 보기에도 원숭이인지 곰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동물의 모습이었다.

그러자 코난군이 펜을 이어 받아서 쓱쓱 수월하게 원숭이를 그려놓고 내게 가르쳐준다. 원숭이는 콧날이 없고 이렇게 콧구멍만 두 개 입 위에 뚫려 있으며, 콧구멍과 입은 큰 원 안에 그려넣는 것이란다.IMG_1263.jpg

그러더니 다음으로는 하늘을 날고 있는 개를 그리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날고 있기 때문에 두 귀는 이렇게 뒤로 누웠고, 앞발과 뒷발은 슈퍼맨의 팔다리처럼 앞뒤로 쭉 뻗었다. 이 개는 그냥 평범한 개가 아니라 하늘을 날 수 있고 초능력이 있는 슈퍼독 이란다. 그래서 용감하고 늠름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꼬리도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나보다. 등에 두른 망토에는 슈퍼독의 첫 글자인 알파벳 에스가 크게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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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 이야기에 악당이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

그래서 창조해낸 캣맨의 모습이다. 알파벳 씨를 가슴에 붙이고, 날카로운 앞발톱과 이빨과 매서운 눈매로 앞서 가고있는 슈퍼독을 위협하고 있다. 슈퍼독이 입고 있는 망토가 없는 대신에 구름을 타고서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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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만들어낸 슈퍼히어로 캐릭터에 심취하다보니, 가장 먼저 그렸던 원숭이도 와일드맨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슈퍼독의 친구이자 조력자가 되었다. 배트맨과 로빈 처럼 말이다.

이 캐릭터는 무슨 색깔 피부에 무슨 색깔 옷을 입고, 무슨 색깔의 눈을 가졌으며, 무슨 능력을 있는지를 한참 설명하다가, 급기야 엄마에게 이것과 똑같은 인형을 만들어 달란다. 그래서 인형을 가지고 영화를 찍겠단다.

손바느질로 봉제인형을 세 개나 만들자니 생각만 해도 아찔해서, 그냥 종이에다 그려서 색칠하고 막대기를 붙혀서 막대 인형을 만들어 영화를 찍으면 안되겠냐고 꼬드겨보았으나 실패!

천을 사러 가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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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에 따라 이런 저런 색깔의 천을 20달러 어치나 사게 되었다. 그나마 시접 처리를 안해도 되는 플리스 천이라서 바느질이 조금 수월하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조앤스 페브릭 이라는 가게는 옷감과 뜨게실 등등을 파는 곳인데, 원하는 천을 두루마리째 들고 가서 필요한 만큼 잘라달라고 하고 그만큼 돈을 내고 사는 방식이다. 아래의 플리스 천은 야드당 (1 야드는 1미터가 조금 모자라는 길이이다) 5달러인데, 많이 쓰이는 색깔 두 가지는 1야드씩, 다른 것은 반 야드씩 샀더니 모두 합해서 20달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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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반나절 동안에 와일드맨을 완성했고, 나머지 슈퍼독과 캣맨은 다음 주말을 기약하기로 했다. 오빠가 와일드맨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더니 둘리양도 비슷한 원숭이 인형을 가지고 와서 함께 놀이를 한다. 사진의 오른쪽 위에 보이는 것이 둘리양의 귀여운 손이고, 원숭이가 다쳐서 연고를 발라주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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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가 지나고 모든 캐릭터가 완성되면 코난군의 두 번째 영화 촬영을 기대하시라!

2014년 3월 18일

인형 세 개가 한꺼번에 찍힌 사진이 없어서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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