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양이 밥상앞에 앉아서 활짝 웃고 있다.
요즘은 요녀석이 말도 잘 하고 아는 것도 많고 해서 데리고 놀면 무척 재미있다.
지난 주에 코난아범이 심한 감기에 걸려서 며칠 동안 재채기와 두통으로 고생을 했다. 그리고 어느날은 얼큰한 육개장이 먹고싶다고 말했다. 감기에는 얼큰하고 뜨거운 국물이 좋겠다 싶어서 그날로 당장 오아시스 마트에 가서 육개장 끓일 재료를 샀다.
이웃의 이교수님도 감기가 심해서 강의를 취소하고 결근할 정도로 많이 아팠다고 하길래 초대해서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육개장을 맛있게 끓이려면 고춧가루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고추기름을 만들어서 끓여야 한다.
약한 불에 달군 솥에다가 식용유를 넉넉하게 붓고 고춧가루를 넣으면 고춧가루의 매운 맛이 기름에 녹아나와서 무언가 부드러운 매운 맛이 되는 것 같다.
슬로우쿠커에 다섯시간 정도 익힌 양지머리 부위 쇠고기는 따로 물을 추가하지 않고 고기만 넣고 익혀도 육수가 많이 우러나와서 부드럽게 익는다.
고추기름을 만든 솥에다가 고기만 건져서 넣고 포크와 집게를 이용해서 결대로 잘게 찢어준다.
그리고 그 위에 물고비 나물 (고사리가 없어서 대신)을 얹고 숙주나물을 얹고 길게 썬 파를 얹은 다음 소금 후추 국간장 다진 마늘 등의 양념을 넣고, 마지막으로 슬로우쿠커에 남아있던 양지머리 육수를 부어서 끓이면 된다.
여기서 약간의 요령이라면, 육수 이외에 물을 더 붓지 않고 자작하게 먼저 끓여서 고기와 야채에 국물의 간과 맛이 잘 스며들도록 하고, 나중에 물을 추가로 더 부으면 국물과 건더기가 모두 맛있게 된다.
또한, 이 날은 냉장고에 남아있던 사골 국물을 육수와 함께 넣었더니 국물 맛이 훨씬 더 진하고 영양면에서도 감기환자 보양식으로 좋았다.
맛있는 김 반찬
육개장의 매운맛을 달래주는 계란말이
(원래 육개장을 다 끓인 다음에 줄알을 쳐서 계란을 넣는 것이 정석인데, 그렇게 하면 남은 국물이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나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다 🙂
지금까지도 맛있는 김장김치
국물맛이 일품인 육개장 한 대접
흰 쌀밥과 함께 차려서 먹고 먹이니 즐거운 일요일 저녁 식사모임이었다.
2015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