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이 좋아하는 영국 드라마 닥터 후 는 공상과학물이다. 주인공인 닥터 후 는 외계인인데 타디스 라고 하는 타임머신을 타고 온갖 외계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면서 모험을 한다.
집에 있는 헌 박스를 이용해서 타디스를 만들어 보자고 아이디어를 모았다.
마룻바닥에 큰 비닐을 깔고 물감을 넓은 접시에 짜주니 두 아이들이 한참을 집중해서 페인트칠을 했다.
타임머신이지만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해서 영국의 비상공중전화 박스 모양으로 생겼는데, 칼로 문을 오려서 아이들이 직접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코난군의 부탁을 받아서 타디스 베개도 만들었다.
베개와 셋트로 담요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원래 타디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노력은 했지만, 아무래도 서투른 솜씨가 보인다.
요즘 코난군이 잘 때 거느리고 함께 자는 인형들을 모아서 사진을 찍어보니 내가 직접 만들어준 봉제 인형이 제법 많다. 분홍색 토끼가 가장 초창기 모델인데, 닌자 마스크와 매서운 눈빛은 코난군이 부탁해서 나중에 추가로 바느질해서 붙인 것이다. 그 옆의 베이맥스는 한 달 전에 만든 것, 그리고 나머지 세 개는 모두 코난군이 즐겨 하는 컴퓨터 게임의 케릭터와 관련있는 것들이다. 저 해골바가지 모양 인형은 이빨 조각 하나하나를 재단해서 바느질로 이어붙이느라 골치가 조금 아팠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집 거실과 주방 사이의 벽면인데, 원래 아이들의 그림이 복잡하게 덕지덕지 붙어 있던 벽이었다. 거기에 쇳가루가 들어있는 페인트를 칠하고, 또 그 위에다가는 분필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거칠거칠한 표면이 생긴다) 흑판 페인트를 덧발랐다.
까만 벽에 알록달록한 아이들 그림이 붙으니 그림도 더욱 돋보이고 벽은 지저분하기 보다는 귀여워보인다.
아이들은 벽에다 분필로 낙서를 하기도 하고, 자석조각을 붙이며 놀면서 즐거워하니, 참 만족스런 프로젝트였다.
요즘들어 사람의 모습을 갖추어 그릴수 있게 된 둘리양의 그림
발가락을 다쳐서 거동에 지장이 있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날마다 개구쟁이 노릇을 하고 있는 코난군이 그린 것은…
천사의 모습을 한 엄마란다. 걸핏하면 호통과 함께 야단을 치는 엄마를 천사로 봐주다니…
눈이 빠지도록 열심히 바느질하고 만들기 해준 보람이 있다 🙂
2015년 7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