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동생 생일
코난군의 축구팀 가입
반찬 나눠먹은 이야기
2016년 9월 7일 수요일
오늘은 강원도 화천에서 수의사 개업의로 일하고 있는 내 막내 동생의 생일이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고 각자의 일과 가정으로 바쁘다보니 생일이라고 별다른 것 없이 카카오톡으로 인삿말 한 마디씩 나누었다.
그렇지만 든든한 막내 동생이 이 세상에 태어나고 지금껏 잘 살아준 것은 무척 기쁘고 마음 든든한 일이다 🙂
(닥터박,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어제 저녁에 코난군은 축구연습에 갔다가 유니폼 셔츠를 받아왔다.
매주 화요일 저녁은 축구팀에서 연습을 하고 토요일 아침 일찍은 경기가 있다고 한다.
사실, 코난군의 축구는 전적으로 남편이 팀을 알아보고 연락하고 가입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구입하는 등, 남편이 다 알아서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아는 것은 별로 없다.
남편 말에 의하면 잘 뛰어다니고 공도 잘 차고 있다고 하니 나는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 🙂
뉴 리버 유나이티드가 아마도 이 동네 축구팀이 모두 가입하고 있는 리그인 것 같다.
이번 토요일 아침 8시에 코난군의 첫 경기가 있다는데…
늦잠을 포기하고 따라가서 응원을 해야 할지…
나는 괜찮아도 둘리양이 그 시간에 그렇게 일찍 일어나서 경기 관람을 제대로 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지난 일요일에는 오아시스 마트에서 여러 가지 야채를 사다가 잘게 썰어 볶아서 나물 비빔밥을 해먹었다.
각종 나물이라는 것이 아무리 조금씩 만들려고 해도 기본적인 양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애호박 한 개, 콩나물 한 봉지, 이런 식으로 가장 작은 단위로 만들어도 너댓가지 나물을 만들면 그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학교 싱글 교수님들에게 조금씩 나눠 주었다.
원래는 집으로 불러서 함께 비빔밥을 먹자고 하려했는데, 일요일이라 교회때문에 못오는 사람,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강의 준비나 다른 일로 바쁜 사람, 등등 시간이 안맞아서 반찬통에 조금씩 담아서 나눠주었다.
그랬더니 고맙다며 이런 걸 되돌려준다.
성악전공 교수인 언니의 목을 보호하라며 동생이 직접 만들어준 생강차를 혼자 먹지 않고 내게도 나눠준 김교수…
동생이 손이 큰지 여섯 병이나 만들어왔더라며 내게 한 병을 통째 나누어 주었다.
생강을 곱게 갈아서 꿀에 섞은 것인데 뜨거운 물에 타먹으니 향이 아주 좋았다.
겨울에 감기 기운 있을 때 뜨겁게 한 잔 마시면 몸이 확 풀릴듯 하다.
무용과의 이교수는 내가 준 나물 덕분에 수 년 만에 처음으로 비빔밥을 먹었다며 무척 고마워했다.
그리고 빈 통을 돌려주기 미안한데 별달리 줄 게 없어서 초코렛을 담았다고 미안해 하기까지 했다.
어차피 너무 많이 만든 반찬이라 오래 두고 먹으면 맛이 떨어지는데, 혼자 살아서 여러 가지 나물 반찬을 해먹기 힘든 선후배 선생님들에게 나눠주니 이렇게 되돌아오는 것이 많다.
내가 베풀면 메아리처럼 되돌아오는 이런 마음이 나를 즐겁게 해준다.
별 것 아닌 내 반찬도 그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