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스 컨퍼런스 참석차 집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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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스 (Honors) 학생들이 참여했던 연구 프로젝트나 페이퍼는 각 학교 내에서 발표를 하고, 그 중에 잘 된 것은 주 내의 컨퍼런스나 몇 개의 주를 합한 지역 컨퍼런스, 혹은 전국 아너스 컨퍼런스에 참여해서 발표를 하게 한다.

아너스 펠로우 교수는 이런 컨퍼런스에 함께 참석해서 발표하는 학생들을 독려하고 다른 학교의 교수들과 교류를 해야 하는데 일 년에 최소한 한 개의 컨퍼런스에는 참석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작년 가을 학기부터 공식 아너스 펠로우가 되었지만 둘리양이 그 때는 아직 어려서 컨퍼런스나 이벤트 등 거의 많은 의무 사항을 봄학기로 다 미루어 두었다.

그리고 지금 봄학기 후반에 그 미루어두었던 아너스 일을 하느라 바쁘다.

 

4월 7일 금요일과 다음날인 오늘 이틀간에 걸쳐서 버지니아주 아너스 컨퍼런스가 올드 도미니언 대학교에서 열리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네 명의 교수와 다섯 명의 학생들이 참석하고 있다.

올드 도미니언 대학교는 우리집에서 네 시간 반 정도 떨어진 노폭 이라는 바닷가 도시에 있기 때문에 2박 3일 동안 호텔에서 머물면서 참석을 해야 한다.

아너스 오피스에서는 – 예산 삭감으로 고통받는 와중에도 – 돈이 많아서 참석자 모두의 호텔비와 컨퍼런스 참석 비용 모두를 지불해준다.

학생들은 두 명이 방을 함께 사용하지만 교수들은 혼자서 방을 쓰게 해주어서 아무의 눈치도 보지않고 편하게 지낼 수 있다.

(컨퍼런스 중간에 호텔로 돌아와서 잠시 쉬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

 

렌트 차량 두 대에 나누어 타고 노폭으로 와서 어제 첫 날의 행사에 참석했는데, 대학교 근처에 있는 주립 동물원 행사장에서 여러 가지 시상식 및 연회가 있었다.

우리 학교 학생 한 명이 상을 받았고 교수 한 명이 연설을 하기도 했다.

오늘은 하루 내내 학생들의 발표가 이어지는데, 우리 학교 학생들의 발표만 골라서 참석할 계획이라서 중간에 비는 시간은 호텔 방에서 밀린 채점도 하고 인터넷으로 글도 쓰고 할 요량이다.

 

집에 두고온 아이들이 어찌 지내는지 궁금해서 화상통화를 해보니 모두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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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아침 일찍 출발을 해야 해서 아이들이 등원 등교하는 것을 모두 남편이 해주었는데, 하필 이 날이 이상기온으로 너무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다.

코난군네 학교가 일시적으로 정전이 되는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강풍에 전선이 끊어지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둘리양은 생애 최초로 엄마없이 밤을 보낸 날인데, 코난군의 보고에 의하면 울거나 떼를 부리지도 않고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화상통화에서 둘리양이 "나 이불에 오줌 안쌌어요" 하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ㅋㅋㅋ

두 아이들을 혼자 돌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좋은 아빠인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 박물관 나들이를 다녀오겠다고 한다.

편도 두 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가야 하지만 일단 도착하면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고, 그래서 어쩌면 집에만 있는 것보다 애보는 일이 수월할 수도 있겠다.

컨퍼런스 장소가 동물원이라서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이리로 와서 합류하는 것을 고려해보기도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왔다가 찍고 다시 되돌아가는 와중에 아이들도 남편도 너무 피곤할 것같아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버지니아 주립 동물원과 올드 도미니언 대학교는 상호 교류 및 공동 연구 등을 하는 관계라서 컨퍼런스 일정의 절반 이상을 동물원에서 진행하고 참석자 모두에게는 이틀 간의 무료 입장권이 주어졌다.)

우리 학교 다른 교수 한 명은 중고등학생인 아이들과 남편이 함께 와서 동물원 구경도 하고 도시 구경도 하는 모양이다. 호텔비를 내지 않고 가족 여행을 하는 셈이니 좋은 기회이긴 하다.

 

다가오는 가을 학기에는 아너스 학생들로만 구성된 아동 발달 과목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이번 컨퍼런스에서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도 학생들에게 특별한 그룹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하고, 내년 컨퍼런스에서 그 결과를 함께 발표하게 할 것 같다.

한국에 있는 내 친구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서로 교류하며 함께 공부하거나 과제물 발표를 온라인상으로 함께 해보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이번 가을 학기에는 현장 실습이 전혀 없어서, 예년과 다른 새로운 과목을 하나 가르치기도 하고, 아너스 클래스를 가르치기도 하는 등,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준비할 것이 많지만 기대가 되기도 한다.

내 일 중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일이 현장 실습지도인데, 그걸 전혀 안해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큰데, 거기에 더해서 아너스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과, 새로운 과목을가르치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 일것 같다.

 

이제 밥 먹으러 가야지 🙂

내 손으로 밥 안하고, 침대 정리도 안해도 되고, 누가 부르는 사람도 없고, 절간처럼 조용한 방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으니 이것에 진정한 휴가인가 싶다.

하지만, 너무 조용하니 적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2017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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