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도 있어줘야지 🙂
2017년 4월 11일 화요일 맑음
바빠죽겠다고 글을 쓴지 며칠 안되어 오늘처럼 여유로운 시간이 찾아왔다.
사실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줄을 서서 나를 기다리지 않으니 그것만 해도 무척 여유롭다.
며칠 전 무척 바쁜 어느날에는 참고 참다가 소변을 보러 화장실로 가는 길에 복도에서 학생 두 명을 연달아 만나고 그들의 시급한 문제 – 수강 신청 관련 혹은 내 싸인이 필요한 서류 등으로 기억한다 – 를 해결해주느라 화장실도 못가고 강의도 몇 분 늦게 들어가야만 했던 일도 있었다.
도시락을 싸올 형편도 못되었지만 건너편 건물에 있는 학교 식당에 가서 밥먹을 시간도 없어서 맹물로 배를 채우며 일한 날도 여러 날이었다.
그렇게 일하고 집에 와서 저녁에 해야 하는 집안일을 하고나면 너무 피곤해서 잠시만 눈을 붙여야지 하고 침대에 누웠다가 – 보통은 한 두 시간 자고난 후에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다음날 도시락 준비라든지 아이들 학교에서 받아온 서류를 찬찬히 읽어본다든지 한다 – 다음날 아침까지 왕창 자버리는 일이 많아서 최근에 내 운동 성적이 아주 저조하다.
오늘은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남편 도시락을 싸서 먼저 보내고 두 아이들을 깨워서 아침을 먹이고 도시락을 싸주고 발가락에 티눈 약을 발라주는 등의 준비를 마친 다음, 둘리양을 먼저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 어린이집에 내야 하는 서류도 냈음 – 코난군과 함께 초등학교에 가서 코난군을 교실로 보내고 나는 교생실습생을 방문했다.
코난군네 학교에는 다섯 명의 실습생이 있는데 각 교실을 방문해서 담임 선생님과 안부를 전하고 점검을 마친 실습 일지를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모두가 별 탈 없이 할 일을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한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나혼자만 좋아하는 간고등어 구이는 이럴 때 해먹어야지 🙂
하면서 고등어 굽고 김치 냉장고에서 김장 김치 꺼내서 흰 쌀밥과 함께 거한 아점 식사를 마쳤다.
밥을 먹으면서 학생들과 동료들의 이메일에 답장도 해주었으니 이제 오후 1시 30분에 방문해야 하는 교생실습 지도 일정까지는 두어시간 동안 여유롭다.
커피도 마시고 일기도 쓰고…
운동도 해야겠다.
시험 채점과 내일 강의 준비 마무리가 아직 더 남아있지만, 그건 실습 지도를 마치고 학교로 출근해서 충분히 마칠 수 있을 것 같으니, 지금은 모처럼의 여유를 누리려고 한다.
아우.. 소년공원님 정말 살인적인 스케쥴이에요. 어떻게 다 소화하시는지. 그 와중에 간고등어^^ 웃으면 안되는데 넘 웃겨요. 정말 꿀!같은 시간이었겠어요.
망중한 이라고, 아무리 바빠도 짬짬이 즐거운 시간이 있긴 하더군요 🙂
이제는 학기는 거의 끝났습니다.
여름방학이죠.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