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양의 절친 주주네 외할머니는 뒷마당에서 여러 가지 채소를 키우시는데, 인심도 좋아서 틈날 때 마다 나에게 나눠주신다.
주주네 엄마는 손이 커서 그만 담으라고 해도 자꾸만 야채를 봉지에 꽉꽉 눌러 담아주는데, 지난 며칠 간은 주주와 둘리양이 함께 놀 기회가 몇 번 있어서 이렇게나 많은 야채가 생겼다.
친구가 주더라며 내게 나눠준 깻잎
직접 키운 스트링 빈, 고추, 오크라, 껍질콩, 그리고 바닥에 깔린 고구마 잎
며칠 전에 또 얻어온 깻잎
부추와 토마토
어떤 것은 받아다가 냉장고에 넣어둔지 며칠이 지나서 빨리 만들어 먹지 않으면 상태가 나빠질 것같은 것도 있다.
하지만 소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많은 야채를 하루 이틀 만에 다 먹을 수는 없다.
더구나 우리 가족 중에서 이런 채소를 즐겨 먹는 사람은 나뿐이다.
일요일 오후 내내 야채를 씻고 손질해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었다.
부추와 깻잎은 해물을 넣고 부침개로 부쳐서 내일 도시락으로 싸주기로 했다.
고구마 줄기를 먹는 우리 나라 사람들과 달리, 중국 사람들은 고구마 잎을 먹는다고 한다.
조리법은 시금치 나물과 비슷하게 – 그리고 유맥채와도 비슷하게 – 기름에 볶아 먹거나 데쳐서 무쳐 먹는다고 했다.
데쳐서 헹구니 잎에서 진액이 나오는지 약간 미끈덩 거리는 느낌이 난다.
된장에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다진 마늘 대신에 마늘 장아찌 국물을 조금 넣어서 무쳤다.
밥반찬으로 먹으면 섬유소를 많이 먹을 수도 있고 포만감을 느끼는 것에 비해 적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어 좋을 것 같다.
맛은 약간 달큰한 시금치 나물 맛이다 🙂
2018년 9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