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양 방 창문에 달아준 커튼은 아이키아에서 구입한 것이다.
어느 집 어떤 창문에라도 맞게 하려고 길이를 무척 길게 만들어서 생산하는데, 둘리양 창문에 맞추려고 50센티미터 정도를 잘라냈었다.
남편이 재봉틀로 아랫단을 잘 마무리해서 커튼을 달아주었고, 잘라낸 천은 버리기가 아까워서 가지고 있다가 오늘 둘리양 앞치마를 만들어 주었다.
앞치마 앞에 장식으로 붙인 리본은 둘리양이 직접 천을 자르고 접고 붙여서 만들었다.
요리사처럼 앞치마를 입혀주니, 인터넷으로 재미있는 레서피 하나를 찾아 들고와서 같이 만들어 먹자고 했다.
머그잔에 만드는 간단 핏자라고 한다.
재료와 만드는 법:
1. 전자렌지에 돌려도 괜찮은 머그잔을 준비한다.
2. 밀가루 4티스푼, 소금과 베이킹 파우더 각기 1/8티스푼, 베이킹 소다는 1/16티스푼을 계량해서 머그잔에 담는다.
3. 우유 3테이블스푼, 올리브오일 1티스푼을 넣고 가루 재료가 잘 녹을 때까지 섞는다.
4. 토마토 소스를 1티스푼 정도 넣고, 그 위에 잘게 간 치즈 한 줌, 페퍼로니 소세지 몇 조각을 얹는다.
5. 전자렌지에 넣고 70-80초 동안 돌리면 완성.
팁 하나: 깊숙한 머그잔 보다는 얕고 넓은 잔이 핏자가 더 잘 만들어지고 숟가락으로 떠먹기도 좋다.
전자렌지에 80초 밖에 안돌렸는데도 밀가루 반죽이 다 익었고 치즈가 잘 녹아서 핏자 맛과 흡사한 맛있는 간식이 되었다.
영어로 된 조리법에 다른 재료는 모두 티스푼이나 테이블스푼으로 계량하는 양이 나와있는데 반해, 토마토 소스는 dollop을 넣으라고 적혀 있었다.
토플과 지알이 시험을 보고 미국 유학을 와서 눌러 산지 벌써 20년이 넘었지만 dollop 이라는 단어는 오늘 처음 보았다.
처음에는 분량을 말하는 것인지도 몰라서, 이게 무슨 뜻이지? 하고 갸웃거리고 있는데, 둘리양이 티스푼을 집어 들고서는 “이 정도 분량을 말하는 거예요” 하고 알려 주었다.
구글 검색으로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정말로, 형체가 일정하지 않은 액체나 고체의 소량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이제 둘리양이 다 커서 엄마한테 영어 단어도 가르쳐주고, 직접 찾은 레서피로 함께 요리도 하게 되어서 기쁘다.
처음 한 컵을 만들어서 둘리양이 직접 맛을 보고, 그 다음에는 새로 핏자 한 컵을 만들어서 코난군을 불러다가 시식을 하게 했다.
뜨거워서 한참을 후후 불다가 마침내 한 입을 먹어보더니 코난군이 쌍엄지 척!을 선사했다.
기쁜 마음에 한 컵을 더 만들어 먹였다 🙂
아빠에게도 한 컵 만들어 대접하고, 둘리양 자신을 위해 또 한 컵 만들어 먹고…
그랬더니 다들 배가 부른지 저녁밥을 안먹겠다고 한다.
이렇게 소꼽장난 같은 핏자를 만들어 먹으니 과식을 하지 않게 되어서 좋은 것 같다.
냉동 핏자나 배달 핏자를 한 판 준비하면 배가 부르거나 아니거나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두 조각, 세 조각을 먹게 되는데, 머그잔으로 한 컵씩 만들면 호로록 한 컵만 먹어도 든든한 간식이 되고, 두컵 이상 먹게 되지는 않는다.
2020년 9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