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와 둘리양은 좋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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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레슨이 있는 금요일은 멋진 작품을 창작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둘리양은 아지와 함께 놀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날이다. 이제 두 살이 되어가는 아지는 수컷이어서 그런지 자기 또래로 여겨지는 코난군을 더 좋아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코난군은 아지와 잠시 놀아주고는 다시 전화기를 들여다보면서 아지를 실망시키곤 한다. 대신에 둘리양이 아지와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니 아지는 아쉬운대로 둘리양과 함께 논다 ㅎㅎㅎ

오빠에 비하면 몸에 근육량도 많고 활동적인 성격의 둘리양은 아지와 함께 아트 선생님댁 푸른 잔디밭을 열심히 뛰어다니고, 아지의 장난감을 던져주어서 가지고 오게 하는 놀이도 해준다.

지난 금요일은 날씨가 따뜻하고 화창해서 레슨을 마친 다음 선생님댁 마당에서 거의 한 시간을 뛰어 놀았다. 코난군은 차 안에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ㅠ.ㅠ

둘리양이 이렇게도 좋아하니 우리집에도 강아지를 한 마리 들였으면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온몸에 들러붙은 흰 털을 보거나, 신발도 양말도 없이 집 안팎을 무시로 들락거리는 아지를 보면, 도저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온다.

살아있는 생명을 거둔다는 것은, 하기 싫다고 미루거나 내가 편한 시간에 몰아서 해치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트 선생님은 시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소 농장을 하고 있는데, 가끔 태어나자마자 어미소로부터 버림받은 송아지가 생긴다고 한다. 본능에 충실한 동물이다보니, 자기가 낳은 새끼이지만, 아파서 동물병원에 며칠간 입원했다가 돌아오면 자기 새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젖도 주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보살피지 않으면 송아지는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그런 송아지 한 마리가 생겨서 아트 선생님은 레슨을 마치고 아이들이 아지와 노는 동안에 얼른 송아지 분유를 타와서 해가 지기 전에 송아지를 먹인다. 비가오나 추우나 더우나 아무리 피곤해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해야 하는 일이다.

그나마 사람은 한 십 년 고생하고났더니 말귀도 알아듣고 스스로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숨통이 트이지만, 이렇게 말도 못하는 동물은 키우기가 훨씬 더 힘들 것 같다. 그냥 집에 있는 베타피쉬나 잘 보살펴야겠다. 작년 1월에 우리집으로 온 꼬리가 화려한 짠돌이가 얼마전에 죽고, 이번에는 아주 짙은 푸른색 베타피쉬를 데려왔다. 코난군이 자기 물고기라며, 이름도 직접 짓겠다고 하고서는 이주일이 넘어가도록 아직 이름을 지어주지 못하고 있다. 사춘기 아이들의 불확실성 특징이 다시 한 번 돋보이는 일화이다.

2021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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