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테니스 잘 치는 열 네 살 코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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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 동안에 공휴일과 주말을 제외한 모든 날을 코난군은 테니스 클리닉에 등록했다. 일대일이나 소그룹으로 하는 레슨과 약간 다른 클리닉은, 열 대여섯명이 함께 모여 테니스 기술을 익히고 함께 연습과 게임을 하는 모임인데 테니스에 대해 열정이 있는 아이들이 참가한다. 코난군은 아빠와 함께 자주 테니스를 치지만, 클리닉에서 또래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치는 경험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기 중에도 일주일에 두 번씩 테니스 클리닉에 다니고 있고, 겨울 방학 동안에는 거의 매일 다녔다.

오늘 수요일 아침에는 남편이 화상 회의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코난군을 테니스 클리닉에 데려다 주었는데, 코난군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코트에 머물면서 내가 플레이 하는 것을 보면 안되나요?” 하고 물어보았다. 아빠와는 늘 함께 테니스를 하지만, 엄마에게는 요즘들어 부쩍 향상된 테니스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어서 인가보다. 클리닉 두 시간 내내 머무르기에는 시간이 조금 아까워서, 나중에 데리러 올 때 조금 일찍 와서 네가 하는 모습을 보겠다고 했다.

클리닉이 마치는 시간은 11시인데 30분 정도 일찍 데리러 갔더니 코난군이 테니스를 치고 있었다. 실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그룹을 지어서 연습을 하면 코치가 다니면서 조언과 격려를 해준다. 참가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대학생까지의 연령대이다. 코난군은 자기 또래 아이들 중에서는 가장 실력이 뛰어나고, 고등학생 형들과도 어느 정도 겨룰 수 있는 수준이 된다. 내년 여름에 고등학생이 되면 학교 테니스팀에 들어갈거라며 지금부터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실내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는 모습을 2층 관람석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13년 전에 처음으로 여기에 와서 아장아장 걸음마 연습을 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내 기억으로 코난군이 첫돌을 지난 1월 아니면 2월이었는데, 아빠가 경기를 하는 것을 구경하기도 하고, 관람석 사이를 뒤뚱거리며 걸어다니고 놀았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주었다. 그런데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니 아무리 봐도 블로그에 그 게시물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요만한 나이였을 때 멜빵 달린 남색 스노우 팬츠를 입고 있었는데… 그 사진이 어디로 갔을까?

암튼, 그 때 아장아장 걷던 아기가 이제는 이렇게 자라서 테니스를 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코난군이 아기였을 때 무척 귀엽고 예뻤지만, 지금 이렇게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나는 더욱 좋다.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코난군의 테니스는 파워가 강한 장점이 있다고 하는데 (남편과 코치가 모두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오늘 지켜보니 테니스를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그랬다. 특히 서브 연습을 할 때 다른 아이들이 넣는 서브는 그저 라켓에 공이 맞은 반작용으로 튕겨나가는 정도인데 비해, 코난군의 서브는 받아 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세서 공이 뻥~ 뻥~ 하는 소리를 내며 날아갔다. 아마도 테니스를 좋아하는 아빠로부터 유전자와 환경적 영향을 모두 받아서 그런 것 같다. 코난군의 실력이 부러운 아이들이 ‘너는 누구한테서 레슨을 받니?’ 하고 물어보곤 하는데, 코난군은 자랑스럽게 아빠한테서 테니스를 배운다고 대답한다고 한다. 레슨비가 따로 들어가지 않아서 좋고, 또 부자지간에 공유하는 취미생활이 있어서 좋다. 🙂

2022년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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