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4

12년 전 이맘때와 지금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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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인 오늘, 2024년 3월 13일은 아무 날도 아니지만 아이들의 학교가 쉬는 날이다. 봄학기의 중반이 되는 시기라서 교사들에게 밀린 채점을 하라고 하루 수업을 쉬는 티쳐스 웍 데이이다. 남편도 이번 주가 봄방학으로 쉬는 주간이고 나는 강의가 오후에 시작하기 때문에 오전에 코난군의 여권을 만들기 위해 공공기관에 가서 일을 처리할 시간이 생겨서 좋았다. 둘리양은 어젯밤에 이웃집 친구 매디네 집에 가서 슬립오버를 하고 오늘 느지막히 집으로 돌아왔다.

12년 전 이맘때 오리 연못가의 풍경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둘리양이 매디와 함께 자전거 타러 나가도 되냐고 물어서 그러라고 했다. 한 시간 쯤 지났을까? 둘리양이 이런 풍경 사진을 보내왔다.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 안에 있는 오리 연못까지 자전거를 타고 나간 모양이었다. 매디와 함께 연못에서 오리와 거위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어서 내게 보내준 것이다.

2024년 오늘 찍은 풍경

이 사진을 받고 보니 12년 전에 우리 네 식구가 첫 나들이를 나가서 찍은 사진이 떠올랐다. 이십년도 넘게 우리가 찍은 사진과 쓴 글을 소장하고 있는 블로그 덕분에 같은 장소 다른 시대의 사진을 찾아서 비교할 수 있었다.

둘리양의 동네 친구 매디의 뒷모습

2012년 4월 초에 갓난아기인 둘리양까지 데리고 오리 연못에 소풍을 나가서 오리에게 빵조각을 던져주고 도시락을 까먹고 놀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 때 유모차에서 앵앵 울던 아기가 이제 자전거를 타고 나가서 사진을 찍어서 내게 전송을 해준다.

끝내주는 목청을 자랑했던 12년 전의 둘리양

이렇게 어리고 귀여웠던 아이들이 이제는 엄마 아빠 만큼 덩치가 자랐고 할 줄 아는 것이 많게 되었다. 덕분에 내 삶이 얼마나 여유로워졌는지, 생각해보면 참 감사한 일이다.
오늘은 오후 강의를 마치고도 저녁에 줌으로 미팅에 참석해야 하는 일정이 있어서 아침에 쇠고기국을 한 솥 끓여놓고 나왔는데, 남편과 아이들이 각자 먹고 싶을 때 점심과 저녁을 먹으면 된다.
아이들은 학교 수업은 없지만 각자 운동팀의 연습은 하는데 그것도 시간이 되면 알아서 가고 온다.
엄마 치맛자락을 놓지 않고 따라다니던 시절에 비하면 내가 해주어야 할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그 덕분으로 이렇게 블로그도 쓰고, 한명숙 선생님과 책도 쓴다. 우리 책은 이제 최종 검토 단계를 지나고 있는데 다음 주 안으로 인쇄가 될 예정이다.

지금도 저 성질머리는 어디 안가고 그대로이다 ㅎㅎㅎ
캐나다 구스를 찍고 있는 둘리양의 그림자
오리 가족도 보인다.
12년 동안 사람은 많이 변했지만 풍경은 그대로이다.

2024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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