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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 학기에 우리 전공 4학년 학생들은 내 지도 하에 7주 동안 초등학교 유치원 학급에서 실습을 하고, 학기 중반 이후 7주 동안은 동료인 섀런의 지도로 영유아 특수학급 실습을 한다. 학생 수가 많았을 때는 두 그룹으로 나누어 섀런과 내 과목에 반반씩 번갈아 들어가지만 작년부터는 학생 수가 너무 적어서 학기 전반부는 모두 내 실습 과목을 듣고 그 다음 섀런의 과목으로 넘어간다. 지난 금요일이 전반부 7주일이 끝나는 날이자 실습 관련 모든 과제물을 제출하는 기한이었다. 금요일 밤 12시가 제출 기한이니 토요일인 어제 하루는 여유 시간으로 두었다가 일요일 아침인 지금 과제 리뷰를 하려고 온라인 강의 운영 시스템을 열었다.
두 가지 큰 프로젝트와 매주 제출하는 실습 일지가 있는데, 세 명의 학생 모두 마감 시한을 넘기지도 않았고 과제의 내용도 훌륭하게 잘 해내었다. 마지막 주간의 실습 일지 마지막 장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같은 이야기를 썼는데, 실습을 했던 아이들과 담임 교사들과 정이 들어 헤어지기가 아쉽다는 내용이었다. 실습 일지 과제의 목적은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하고 새로이 배운 것을 기록하는 것으로, 길게 쓰든 짧게 쓰든, 잘쓰거나 못써도 상관없이 제 때 제출하기만 하면 만점을 받는다. 즉, 바쁘면 짤막하게 써도 되는 과제였지만 7주일의 실습을 돌아보느라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소회를 길게 잘도 썼다.
그 중 한 학생은 나보다 고작 두 살 아래인 미국 나이로도 쉰을 넘긴 만학도인데, 이 학생의 일지 마지막 문단이 나를 감동시켰다.
The last thing I want to say is, I was heartbroken to find out that one of my
favorite professors who has been my rock since starting my Radford journey
will not teach any senior classes. Dr. Park, I am so sad to hear this. Thank
you for your support on this journey. I don’t know what I would have done
without you. You brought such calmness to this storm. Thank you for
believing in me.
This is a personal bit about me. Getting my degree has always been a dream
for me. I escaped an abusive marriage where I wasn’t allowed to finish my
degree. My ex-husband didn’t want me to go back to school. I was blessed to
get out of that marriage alive. Later, when I started working for a VPI center,
they told me I had to have a degree or be working towards a degree. The job
even reimbursed me for my classes at NOVA. It was a long climb, especially
with a little one and working 8 hours a day. But by the grace of GOD here I
am. And I am so blessed to have you as my professor. Thank you so much.
Your patience and kindness mean so much to me. Thank you for being there.
I promise I will do my best and not let you down. You will say with pride, yes,
Michelle is one of my students!
이혼한 남편으로부터 살아서 벗어나게 된 것을 감사할 정도로 가정 학대를 당하고 살다가 이혼 후 싱글맘으로 풀타임 보조 교사 일을 해왔는데 학교 정책상 보조 교사 직을 유지하려면 대학 졸업장이 반드시 필요해졌고 다행히도 학비 보조를 받아서 2년제 대학에서부터 차곡차곡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학교에 3학년으로 편입해서 내 수업을 여러 개 수강했는데, 20대 초반의 동급생들에 비하면 컴퓨터 사용이라든지 온라인 검색 같은 일이 서툴러서 많은 시간과 도움이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내가 격려해주고 도움을 주었던 것을 고맙게 여겨온지라 4학년의 마지막 학기인 내년 봄에는 내 과목을 더이상 수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썼다. 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이 될 수 없었을거라고도 썼다.
내가 해보니 아이를 키우면서 풀타임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많은 격려와 도움이 필요한 일이었는데, 이 학생은 거기에 더해서 대학 공부까지 병행해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늘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갱년기 브레인 포그 현상을 경험할 나이에 늦둥이로 낳은 막내 아이는 아직 고작 열 살이어서 언제나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안쓰럽고도 대견했다. 아직 다음 실습 과목과 마지막 학기의 교생실습이 큰 관문으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이 학생에게 좋은 결말이 찾아올 것을 믿는다.
다음 학기에 수업 시간에 만나지는 못하겠지만 내 도움이 필요할 때면 언제라도 찾아오라는 코멘트를 남겨두었다.
Oh, Michelle,
You are already “Yes, Michelle is one of my most hardworking and wonderful students!” to me 🙂
Even though I won’t be teaching a senior course, I’ll still be here whenever you need me — whether it’s for a recommendation letter for your job applications or just to talk and share your feelings. As a fellow mom, I’m always rooting for you and your family.
Thank you so much for all your hard work and dedication!
2025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