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디즈니 섬을 다녀왔던 디즈니 크루즈

새로 생긴 디즈니 섬을 다녀왔던 디즈니 크루즈

Loading

지난 주에 여섯번째 디즈니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 떠나기 나흘 전까지만 해도 전혀 계획하지 않았다가 출발 사흘 전에 갑자기 결정한 여행이었다. 심지어 여행을 떠나기 전날에는 타주에 사는 손님 가족이 와서 하룻밤 머물기로 오래전에 예정되어 있어서 손님을 치르고 손님이 떠난 몇 시간 후에 우리 가족도 바로 집을 나서게 되었다.

예정에 없이 갑자기 떠났던 디즈니 크루즈 여행

사실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큰 미국 명절이면 우리같은 이민자 가족은 왁자지껄 친척들과 어울릴 일이 없기 때문에 무척 조용하게, 약간은 쓸쓸한 느낌으로 보내게 된다. 추수감사절은 코난군 생일 덕분에 그나마 떠들썩하게 보냈지만, 추운 날씨에 방학이라 학교도 안가고 외출할 일도 없이 집안에서 각자 유튜브나 보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남편이 먼저 디즈니 크루즈 일정을 검색해 보았다.
출발 직전에 아직 팔리지 않고 남은 객실을 조금 할인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고, 이번에 새로 생긴 두 번째 디즈니 섬에도 다녀오는 일정이 있어서, 2025년 한 해 마무리와 코난군의 대학 합격 축하 등 여러 가지 구실을 대면서 또 디즈니 크루즈 여행을 가게 되었다.

해적의 밤 디너

모든 일을 미리 계획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둘리양은 너무 급작스럽게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며 잠시 불평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떠나는 여행의 장점도 있었다. 지금껏 디즈니 크루즈 여행을 가면서 한 번도 내가 만든 가족 셔츠 없이 간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사흘 전에 결정한 것이어서 피쉬 익스텐더 선물 교환이라든지, 셔츠 만들기, 드레스 코드에 맞는 정장 준비 같은 것을 전혀 하지 않으니 시간도 비용도 노력도 필요치 않았다.

포멀하지 않았던 포멀 나잇의 가족 사진

무제한 사진 팩키지도 구입하지 말자 하고 생각했다가, 아무래도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 같아서 막판에 구입했다. 승선 전에 구입하면 250달러이고 배에 탄 후에 여기저기서 전문 사진사가 찍어준 사진을 본 다음에 구입하려고 마음먹으면 무제한 팩키지는 290달러, 열 장 구입에 150, 스무 장 구입에 200달러 정도의 가격이 된다.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사진을 스무 개 이상 건지면 무제한 팩키지가 가장 좋은 가격이다.
각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는 청소년기 아이들은 같은 장소 같은 포즈로 찍은 사진이라도 자신의 모습이 가장 잘 나온 것을 고르기 때문에 스무장 이상의 사진이 필요할 것 같았고, 가족 셔츠를 맞춰 입지 않고 편안한 모습의 가족 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았는데,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첫번째 디즈니 섬인 캐스트어웨이 키

바하마와 캐리비언 항로에서 늘 들르는 캐스트어웨이 키에 더해서 최근에 바하마 섬 하나를 더 마련해서 룩아웃 키 라는 기항지를 추가했다. 디즈니 크루즈가 배를 더 건조하면서 더 많은 승객을 수용하고 더 다양한 항로를 만들기 위해서인 것 같다.
룩아웃 키는 아직 자전거 도로가 완공되지 않아서 자전거를 타고 섬을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 세 개의 해변, 두 개의 바베큐 뷔페 식당, 공연장, 가게와 화장실 등의 시설은 아주 잘 만들어져 있었다. 인공으로 조성한 캐스트어웨이 키 해변과 달리, 룩아웃 키 해변은 대서양의 파도가 직접 들어와서 윈드서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파도가 있었다. 섬 주변 산호초 덕분에 바닷물 색깔은 멋진 에메랄드 빛이었다.

새로 생긴 두번째 디즈니 섬 룩아웃 키

배 안에서 아이들은 팝콘을 먹으며 최신 어벤져스 영화나 디즈니 영화를 매일 관람했고, 나는 이제 더이상 치맛자락을 아이들에게 붙잡힐 일이 없어서 홀홀단신 18세 이상만 이용 가능한 구역의 핫텁과 풀을 왔다갔다 하며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다. 남편은 내 옆에서 책을 읽은 날도 있었고, 아이들과 영화를 보러간 날도 있었다.
그렇게 각자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시간이 되면 다같이 디즈니 뮤지컬 쇼를 관람하고 매일 저녁 다른 메뉴로 저녁을 먹고, 내가 아닌 다른 누가 깨끗하게 청소해준 방에서 잠을 잤다.
역시나 휴가 여행은 디즈니 크루즈가 최고의 선택이다 나에게는.

원작보다 더 잘생긴 캡틴 아메리카

배 안에서 여러 가지 디즈니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번에 새로 경험한 것은 캐릭터가 아닌 소품을 들고 하는 촬영이었다. 사진사가 미리 여러 가지 구도와 포즈를 연구했는지, 고급스럽게 제작한 소품을 들게 하고 이런 멋진 사진을 찍어주었다. 사진의 배경도 영화 장면처럼 보이게 만들고, 소품은 마치 영화촬영에 바로 가져다 써도 될 정도로 멋지게 만들었다.

지구를 지키는 남매

내가 디즈니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런 것이다. 언제나 고급스런 퀄리티를 지향한다는 것. 싸구려 플라스틱 장난감 칼과 방패라도 사진을 찍는 데에 아무런 지장은 없겠지만, 영화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질감의 소품을 들고, 영화 장면처럼 만든 뒷배경을 세우고, 영화같은 장면을 연출해서 사진을 찍어주니 이렇게 길이길이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사진을 남기게 된다.
승선 직전에 할인가로 사진 팩키지를 구입한 것이 정말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워즈 남매

디즈니의 또다른 좋은 점 하나는, 나이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희끗희끗한 머리를 하고서 이런 사진을 줄서서 찍는다고 해서 그 누구도 우습게 보거나 흉보지 않는다. ㅎㅎㅎ

나도 지구를 지켜보겠다며 광선검을 든 아줌마

이번에는 사진보다 비디오를 많이 찍어두었는데 시간이 날 때 편집하려고 한다.

2025년 12월 30일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