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인 생활을 연습하는 코난군

독립적인 생활을 연습하는 코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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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완성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 한 학기만 더 고등학교를 다니고나면 집에서 몇 시간 멀리 가야 하는 대학교에서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될 코난군이 독립적으로 잘 살 수 있게 하려고 겨울 방학부터 몇 가지 훈련을 시키고 있다.
빨래 개기와 제자리 찾아 넣기, 방 청소 하기, 운전 연습 하기 등등.
그리고 어제 저녁에는 코난군이 자발적으로 요리를 하겠다고 했다.

요리하는 코난군

디즈니 크루즈에서 훈제 연어를 맛있게 먹길래 집에 돌아온 후에 마트에서 훈제 연어를 사다두었는데, 그걸 가지고 포케보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포케 라는 말은 원래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깍둑썰다’ 하는 뜻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재료를 깍둑썰기로 썰어서 큰 그릇 (=보울) 에 밥과 함께 담아 먹는 음식을 포케보울 이라고 한다. 하와이에서 만든 음식이다보니 싱싱한 해산물이 들어가는데, 횟감 날생선, 게맛살, 생선알 등등이 샐러드 채소와 함께 들어가고 초고추장 대신에 간장을 넣고 밥과 함께 비벼 먹는다.

미국식 회덮밥 포케보울을 만드는 데 쓸 식재료들

불을 사용하지 않고 조리법이 복잡하지 않아서 코난군처럼 초보자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요리이다. 재료도 반드시 넣어야 하는 것이 따로 있지 않고 냉장고에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괜찮으니, 냉장실과 냉동실을 뒤져서 꺼냈다.

밥 위에 채소를 얹음

코난군은 라면은 끓일 줄 알지만 다른 요리 시도는 이번이 처음인 듯 하다. 그러다보니 일머리가 아직 트이지 않아서, 밥을 먼저 떠놓고 재료를 한가지씩 썰어서 얹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밥이 다 식고 칼질도 서툴렀다.

칼질은 아직 서투름

두 그릇을 만들어서 하나는 자신이 먹고 다른 한 그릇은 가족 중 한 명에게 시식을 요청했다. 둘리양이 호기심에 내려와서 평가위원이 되었다.

완성된 포케보울

일손이 더디고 칼질이 서툴기는 하지만 느긋하게 칼질을 하니 다치지 않고 무언가를 떨어뜨리거나 깨는 사고도 없이 잘 완성했다. 평가위원은 별점 평가나 코멘트를 전혀 하지 않는 성격이라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한 그릇을 거의 다 먹은 것으로 미루어 첫 요리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코난군은, 자신이 좋아하는 재료만 넣고 만들었기 때문에 별 다섯 개를 줄 수 있을 만큼 맛있다고 했다.
다음에 같은 요리를 한다면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게 했다. 다음에는 모든 재료를 미리 다 썰어서 준비해놓고 마지막에 밥을 담고 재료를 얹어서 따뜻한 밥을 먹어야겠다고 했다. 아보카도와 훈제연어를 더 잘게 썰어야겠다고도 했다.

시식평가 겸 저녁 식사를 하는 아이들

어제 저녁 식사 준비를 안해도 되어서 (남편은 둘리양이 남긴 것과 낮에 남은 반찬으로 저녁식사를 함) 아주 즐거운 저녁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남편은 학교에 회의가 있어서 일찍 출근했고, 남편의 도시락을 챙겨준 뒤에 학교에 가지 않는 나는 다시 늦잠을 자고 있는데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오늘 아침에도 요리하는 코난군

어제 저녁 요리가 재미있어서인지 오늘 아침 식사도 코난군이 직접 요리를 하고 있었다. 계란을 풀어서 부친 다음 주걱으로 으깨서 익히는 스크램블드 에그를 만드는 모양인데, 계란물에 버터도 넣고 소금 후추도 넣은 것 같았다.

스크램블드 에그

한창 계란을 익히고 있는데 둘리양이 내려왔다. 동생에게도 아침 식사를 요리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니 착한 오빠 코난군이 흔쾌히 그러겠노라고 했다. 잘 만든 계란 한 접시를 통째 동생에게 내어주고 자신이 먹을 것을 새로 요리하기 시작했다.

완성된 요리

둘리양은 베이글을 구워서 오빠가 만들어준 계란요리와 함께 먹었다.

동생 먼저 차려주고

코난군은 아보카도와 훈제연어를 계란에 곁들여 먹기로 했는지 아보카도 칼로 아보카도를 썰었다. 껍질에 아직 붙어있는 과육을 포크로 싹싹 긁어서 핥아 먹기도 했다. 참고로, 이 녀석은 요플레 뚜껑은 절대로 핥아 먹지 않는다. 아보카도는 정말 맛있어서 그렇게 알뜰하게 먹는 것 같다.

아보카도 썰기

인터넷 어디서 봤는지 아보카도에 갖가지 양념을 뿌리고 포크로 으깨는 요리를 했다.

각종 양념 뿌리기

찬장을 들여다보고 몇 가지 양념을 꺼냈다. 후추, 스테이크에 뿌리는 양념가루, 고춧가루, 고수 이파리 말린 것, 그리고 히말라야 핑크 솔트를 골랐다.

주방 찬장에서 마음에 드는 양념을 모두 꺼내서 넣었다

훈제 연어까지 얹으니 색감이 제법 보기 좋고 단백질이 많은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다.

훈제 연어까지 얹은 멋진 아침 메뉴

이제 이틀 후면 모두가 개학과 개강을 해서 바빠지겠지만, 겨울방학 막바지에 코난군 요리 연습 덕분에 나의 아침 시간이 게으르고 즐거웠다.
코난군은 대학교 1학년 동안에는 대학교 기숙사에서 살고 식사는 학교 식당에서 먹게 되기 때문에 요리 연습이 시급한 것은 아니다. 자기방 청소와 시간 관리, 빨래 하기 등의 훈련은 지금부터 계속해서 시키려고 한다.

만족스런 아침 식사
오늘 아침 식사 풍경

2026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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