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둘리양을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더니 엄마가 온 줄도 모르고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어요.
옆에 나란히 엎드려 함께 책을 보는 아이는 라비 라는 중국인 남자아인데, 아빠가 중국에서 대학교수이고 버지니아 공대에 일 년 동안 교환교수로 왔다고 해요.
무척 온순하고 착한 라비는 둘리양이 하자는대로 소꿉놀이에서 아빠가 되어주기도 하고 멍멍이가 될 때도 있고, 암튼 둘리양과 잘 어울려 노는 모양입니다.
작년 여름 방학 끝나고 어린이집에 복귀해서 한동안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엄마와 헤어질 때도 더이상 울지 않아요.
어린이집에서는 소꼽놀이, 책읽기, 그리고 그림 그리기를 가장 많이 하나봐요.
어떤 날은 엄마 주려고 그렸다며 그림을 수십장 그려오기도 해요.
이 날은 허리가 길쭉한 멍멍이 인형을 그대로 따라 그렸어요.
닥스훈트 종인 이 멍멍이의 이름을 허들리라고 지어주고 낮잠 잘 때 꼭 안고 자곤 해요.
기다란 허리를 제법 잘 표현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