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크루즈 안에서 하는 이벤트 중에 하나는 디즈니 영화의 모든 공주들이 나와서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 있다.
둘리양이 아마도 가장 좋아할 시간일 것 같다.
디즈니 월드에서는 공주 한 명과 사진을 찍으려면 몇 시간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거나, 고작해야 퍼레이드를 하며 지나가는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고작이지만, 크루즈 안에서는 모든 공주들과 사진을 찍을 수가 있어서 여자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만족하는 이벤트라고 한다.
이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공주와 같은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어주면 더욱 즐거울 것 같아서 나도 둘리양의 드레스를 만들어 주었다.
둘리양이 고른 것은 미녀와 야수 영화의 주인공인 벨 공주.
노란 드레스를 입고 야수와 함께 춤추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이다.
부직포를 재단해서 드레스의 기본 형태를 만들었다.
다음은 반짝이가 붙은 레이스천으로 드레스를 화려하게 장식하면 된다.
12월까지 둘리양의 키가 자랄 것을 고려해서 조금 넉넉하게 만들었더니 지금 당장 입기에는 너무 헐렁해 보여서 어깨 부분을 바느질로 줄여주었다.
조신하게 공주처럼 드레스자락을 잡고 사뿐사뿐 걸어다니는 둘리양.
요즘 공주놀이에 심취해서 음식을 먹을 때도 공주처럼 먹는다며 입을 다물고 오물오물 조신하게 먹곤 한다.
매주 화요일에 어린이집에서 하는 Show and Share 시간에는 집에서 무엇이든 가지고 와서 보여주고 어린이집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데, 이 드레스가 완성된 직후 화요일에는 당연하게도 이 드레스를 입고 등원했다.
잠시 입고 놀다가 불편하면 평상복으로 갈아입으라고 말해주었는데, 하루종일 입고 놀았을 뿐 아니라, 바깥놀이에도 입고 나가서 드레스 자락에 나뭇잎과 모래를 잔뜩 묻혀 왔다 🙂
아껴두었다가 크루즈를 탈 때 차려입어야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에 행복을 즐기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니, 레이스가 찢어지거나 드레스가 더러워지면 수선하고 세탁을 할 각오를 하고 있다.
벨 공주의 머리 장식과 장갑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
2016년 3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