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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은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고, 성적이나 운이 부족해서 못가는 아이들이 많은 한국 분위기와 달리, 미국에서는 대학을 안가겠다는 아이들이나 안보내겠다는 부모들이 제법 많다. 물론 교육열이 높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아니라, 소위 레드넥 이라고 불리는 중하층 사람들까지 포함한 전체 평균 분위기가 그렇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만 봐도, 대학교를 끼고 있는 우리 명왕성 마을만 학구열과 진학율이 높지,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고등학교 졸업이 집안의 경사라고 생각하거나, 등록금 비싼 대학을 왜 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의 수준을 따지지 않고 대학에 가는 모든 학생들에게 큰 격려를 보내는 분위기이다. 예를 들면 명왕고 페이스북 페이지는 해마다 고교 졸업 후의 계획을 이렇게 보여준다.

한국에서 이런 포스팅을 했다가는 사생활 침해라든지, 학생의 성적 공개 등의 문제라며 반발이 심하겠지만, 미국 사람들의 의식은 그렇지 않다. 누구는 2년제 커뮤니티 컬리지에 진학하고, 누구는 아이비 리그 학교에 입학한다지만, 그걸 보며 누가 누구보다 더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지 않는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했으려니 생각하며 축하해줄 뿐이다.

학교 공식 소셜미디어 페이지에서 해마다 이런 멋진 졸업 사진과 함께 대학 진학 또는 졸업 이후의 계획을 발표하는 포스팅이 올라오는데, 올해에는 학생들이 의기투합해서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자신이 진학할 대학교를 발표하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참고로, 코난군은 심리학이 흥미로워서 공부해보고 싶다고 하는데, 버지니아 대학교는 1학년과 2학년 동안은 자유학부제여서 아직 전공이 정해지지 않고, 3학년으로 올라갈 때 전공을 고르게 한다. 2년 뒤에 코난군이 정말로 심리학을 전공으로 고를지는 지켜봐야 알겠다.
5월 말에 있을 졸업식에 필요하다며 명왕고 교사가 각 아이들의 아기적 사진을 다섯 개 보내달라는 이메일이 왔다. 아마도 졸업식장에서 슬라이드쇼로 보여주려는 것 같다. 내 블로그의 오래된 페이지를 뒤적여서 다섯 개의 사진을 고르고 코난군의 승락을 받았다. 엄마 눈에 아무리 좋아보이는 사진이어도, 청소년기 자녀님의 윤허가 없이 학교에 보낼 수는 없다. 이것이 청소년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일상이다 ㅎㅎㅎ





이렇게 작고 어린 아이가 국가에서 정한 의무교육을 다 마쳤다는 것을 축하하는 자리가 바로 고등학교 졸업식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졸업이 아니고 상급학교로 승급 (Promotion) 한다는 표현을 쓴다. K-12 라고 쓰는 킨더학년부터 12학년 까지 무려 13년 동안의 학교 교육을 마쳤으니 정말 수고가 많았고 크게 축하할만 한 일이다. 이후에 어떤 아이는 대학을 가고 어떤 아이는 취업을 하고 각자의 삶을 선택해서 살 것이다.
그들의 앞 날에 무한한 축복을!
2026년 3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