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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 주말에 당일치기로 샬롯츠빌 여행을 다녀왔다. 코난군이 다니게 될 대학교가 있는 도시인데 우리집에서 차로 2시간 30분 정도 운전해 가면 있는 작은 도시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같은 행사에서 학교를 돌아볼 기회가 더 있겠지만 모처럼 온가족 나들이도 하고 한국음식점에서 외식도 할 겸 해서 집을 나섰다.

버지니아 대학교는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이 설립한 대학교이고, 대학교 캠퍼스와 제퍼슨이 살던 집 몬티첼로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역사와 유서깊은 건물이지만 그렇다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지는 않아서, 누구나 돌아보고 구경할 수 있었다.

버지니아 대학교의 상징과도 같은 로툰다 건물은 처음 지었을 때에는 도서관의 용도였다. 지금도 평일에는 학생들의 자습실로 사용하고 있어서 외부인이 출입할 때 조용히 해달라는 안내가 있었지만 우리가 간 토요일 낮 시간은 우리 말고도 관광객들이 여러 명 들어와서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예전에 엠아이티 대학교 도서관에 갔을 때 천장에 이렇게 둥근 유리창이 있어서 햇빛이 밝게 들어왔는데, 로툰다의 천장도 비슷하게 생겼다.

전체 4층 건물 중에 3층과 4층은 둥근 천장 아래 열린 구조로 큰 공간이 있고, 그 아랫층은 구획을 나누어 몇 개의 회의실 같은 방이 있었다. 200년 동안 내부를 잘 관리해서 오래된 가구나 장식이 아직도 보존되어 있었는데 웅장한 규모와 근사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 버지니아 대학교를 방문하게 되면 책 한 권을 가지고 와서 로툰다 자습실에서 한 시간 쯤 앉아서 독서를 해보고 싶다.


단순히 면적만으로는 버지니아 공대가 더 크다고 하지만 버지니아 대학교는 체감상 더 넓은 것 같았다. 버지니아 공대의 면적은 농대 소속 농장이라든지 축사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고,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시설까지 포함되어서 넓은 것이지, 사람이 걸어서 다니면서 볼 수 있는 대학교 면적은 오히려 적다.

지도를 보면서 두 아이들이 어느 건물을 구경하고 어떤 경로로 돌아볼지를 정했다. 운동에 관심이 많은 코난군이 미식축구 경기장과 그 주변의 운동 시설을 보고싶다고 했다.

사진은 깜빡 잊고 찍지 못했지만 미식축구 경기장 옆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와 실내 수영장의 시설도 아주 좋았다. 버지니아 대학교 출신 올림픽 출전 수영 선수들의 이름이 벽에 전시되어 있기도 했고 근력운동을 좋아하는 코난군이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 센터의 운동 기구도 많았다.

테니스 코트는 여러 곳이 있었는데 다리가 아파서 다 찾아가지는 못하고 걷다가 발견한 가까운 곳 한 군데만 들렀다.

컬리지 오브 아트 앤 사이언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문리대?) 에 입학해서 2년 동안은 교양과목을 수강하고 3학년이 되면 전공을 선택하게 되는데, 첫 2년 동안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의 다양한 수업을 받게 된다. 이 건물을 시작으로 길을 따라 그런 교양과목을 가르치는 학과의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심리학과가 있는 건물이 마음에 들어서 더더욱 심리학 전공을 해야겠다고 코난군이 말했다.

학교에서 차로 15분 정도 운전해 가는 거리에 제퍼슨의 사저인 몬티첼로가 있었는데, 거기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셔틀을 타고 돌아보는 식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문닫을 시간이 가까워져서 입장료 없이 구경할 수 있는 전시관만 잠시 돌아보고 나왔다. 제퍼슨은 건축에 관심이 많아서 로툰다와 버지니아 대학교 시설은 물론이고 몬티첼로도 직접 설계해서 지었는데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담았다고 한다. 다음에는 시간 여유를 두고 와서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몬티첼로와 버지니아 대학교가 있는 도시의 이름은 샬롯츠빌 인데 영국왕 조지 3세의 부인 이름이 샬롯이고 거기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그런데 스펠링이 너무 길고 어려워서 다운타운의 조형물에는 샬롯의 첫 글자인 C만 쓰고 Ville 이라 붙여서 써두었다.

다운타운은 차를 못들어오게 하고 사람들이 걸어다니기 좋도록 거리를 조성했는데 여러가지 상점과 음식점이 있었다. 그 중에는 한국 음식점도 하나 있어서 점심을 사먹었다. 남편은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고 했지만,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미국내 어디가서 뭘 먹어도 이 정도의 돈은 들게 마련이다. 이 식당은 인테리어도 그럴듯하게 해두었고 음식을 담은 그릇도 예뻤는데 그런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비싸지 않은 좋은 가격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2026년 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