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을 할 때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도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화장을 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화장을 하면 마스크에 화장품이 묻어나와서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밤, 다른 가족들이 모두 자러 가고난 뒤에 나는 화장을 시작했다 🙂
화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도 모양을 좀 다듬고 옷도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진짜로 외출을 하는 것은 아니어서 윗도리만 블라우스로 갈아입고 아래는 집에서 평상복으로 입고 있던 레깅스 차림이다 ㅋㅋㅋ
이번 학기에 내가 가르치는 학생과 한국의 강남대학교 유아교육학과 학생들이 온라인상으로 문화교류를 체험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일요일밤, 한국 시간으로는 월요일 낮 시간에 손수민 교수의 수업에 내가 참석해서 특강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손수민 교수는 조지아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할 때 함께 수업을 들었던 사이인데, 나중에 뉴욕 버팔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강남대 교수가 되었다.
간간이 서로의 안부를 묻곤 했었는데 올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떻게 지내느냐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양쪽 학교의 학생들이 서로 교류를 하도록 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더해서 현장실습도 나가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개인 생활로 바빠서 외국 학생들과 교류를 하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실습도 취소되었고, 그렇다고 남는 시간에 친구를 만나 놀고 싶어도, 놀기 위해 밖으로 나가봤자 마음놓고 즐길 곳도없으니,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래서 심심하던 터에 한국의 학생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화상으로 만나서 서로의 유아교육에 대해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이 흥미롭게 여겨졌던 것 같다.
양쪽 학생들을 4-5명씩 소그룹을 지어주고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정해진 주제를 두고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유아교육 전공 학생들이니, 자기 나라에서 널리 읽히는 동화책을 소개하거나,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서로에게 가르쳐주는 등의 주제를 정해주었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서 모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네 번만 만나게 하고, 각 만남을 마친 뒤에는 짧은 소감문을 쓰게 했다.
그 소감문을 모아서 분석한 뒤에 손수민 교수와 함께 한국과 미국의 학술지에 논문을 써서 발표할 계획이다.
강남대 학생들은 원래는 우리 학생들과 교류하는 반의 12명만 참석해서 특강을 하려고 했는데, 그다음 시간의 수업을 수강하는 반의 학생들도 너무나 참석하고 싶어한다고 해서 두 반의 학생들 42명이 함께 모였다.
강의의 내용은 학생들이 먼저 작성한 질문을 기반으로 정했는데, 미국의 유아교육에 대해 알고 싶다는 내용이 많았다.
미국의 전반적인 교육제도, 버지니아주의 유아교육 체계, 교사가 되기위한 자격, 래드포드 대학교 유아교육학과의 교육과정 등을 파워포인트로 요약해서 알려주었다.
한국어로 한국 대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는 것은 난생 처음인데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다보니 학생들의 반응을 직접 느낄 수없다는 제한점이 있기는 했지만 그런데로 한시간 15분 강의를 마쳤다.
강의를 마치고 화장을 지우고 하다보니 꽤 늦은 시간에 자게 되어서 다음날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한국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는 것은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2020년 10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