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양의 성화에 못이겨 마침내 또 뜨개질을 했다.
이번에는 코바늘이 아니라 대바늘 뜨개질을 했다.
흔들코 잡기로 고무뜨기를 시작해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향으로 뜨개질을 했다. 대바늘뜨기는 코바늘뜨기에 비해 딱딱하지 않고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종모양이 되도록 허리가 되는 고무뜨기 다음으로 코를 94에서 148로 늘려서 통짜로 뜨다가 가장 아랫단 여섯단은 223코가 되도록 늘렸더니 종모양이 되었다.
치마 하나를 다 떴는데도 실이 조금 남아서 작은 목도리를 떴다. 이런 모양으로 길게 떠서…
목둘레에 맞는 크기로 뜨면 된다. 목도리를 고정하는 부분의 코를 둘로 나누어 따로 떠야하는 부분이 조심스러웠지만 나머지 부분은 후딱 완성되었다.
대망의 착용샷이다!
작품이 돋보이게 하려고 흰색 상의와 양말을 입혀서 사진을 찍었는데, 둘리양이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더니 “나 꼭 비행기 승무원같이 보여요” 라고 말했다. 정말로 그러하다 ㅎㅎㅎ
앙증맞은 목도리가 귀엽고…
치맛단이 늘어나서 곡선을 이루는 것도 예쁘다.
이왕 착용샷 촬영을 시작한 김에 지난 번에 만든 케이프도 입어보았다.
재작년이던가? 동네 수예점이 점포를 옮기면서 대방출 세일을 할 때 두 타래에 1달러 주고 산 보라색 실이 아직도 한 타래가 남아 있어서 둘리양 것과 똑같이 한 셋트를 더 만들어서 주주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려고 한다. 주주는 둘리양보다 덩치가 작아서 코를 적게 잡아야겠다.
2020년 12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