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축하하는 여러 가지 방법

졸업을 축하하는 여러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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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교육은 만 5세 킨더가든 학년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 12학년 까지 13년이고 의무 교육 이기도 하다. 무려 13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학교 교육을 잘 받고 마치는 것을 기념하느라 미국인들은 고등학교 졸업식을 무척 크게 축하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졸업이 아니라 상급학교로 올라가는 프로모션이고, 고등학교를 마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졸업이라고 여긴다.

졸업생 이름을 쓴 야드 싸인

학교에서는 12학년을 마치고 졸업하는 아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마지막 등교 주간을 앞두고는, 모든 졸업생의 이름을 쓴 야드 싸인 (Yard Sign)을 학교 진입로에 세워둔다. 일주일간 전시한 다음 각자 자기 것을 집으로 가져가서 자기집 잔디밭에 꽂아두고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스런 졸업생임을 알리도록 한다.

2026학년도 졸업생 코난군

명왕고 학부모회에서 해마다 이 행사를 준비하고 들어가는 비용과 설치하는 노동력은 기부와 자원봉사로 마련한다. 별다른 일이 없는 일요일 오후인데다 우리집에서 걸어가면 되는 거리라서 남편과 나는 설치하는 일을 돕겠다고 자원했다.

300명이 넘는 졸업생들의 싸인

아이들의 이름을 알파벳 순서대로 길가에 설치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서른 명 남짓한 학부모들이 자원봉사를 했다. 더운 날씨여서 땀을 흘리기는 했지만 다음날 부터 일주일간 마치 축제처럼 졸업생의 이름이 걸려있는 길을 등하교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즐거웠다. 다만, 이 학교 진입로는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이어서, 집에서부터 산책로로 걸어가는 코난군은 이 길을 지나갈 기회가 적었다.

자원봉사 학부모들이 설치했다

지난 금요일 (2026년 5월 22일)은 고등학교 씨니어 학생들의 마지막 등교일이었고, 월요일은 미국 현충일 공휴일, 그리고 어제인 화요일은 졸업생 중에서 상을 받는 아이들과 가족들만 불러서 시상식 행사를 했다. 미국인들의 문화는, 시상식을 할 때 상을 받는 사람들과 축하해줄 사람들만 모아놓고 상을 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마음에 든다. 상을 못받는 사람들까지 불러다놓고 일부에게만 상을 주는 것은 ‘너도 잘 해서 이렇게 상을 받도록 노력해’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상을 못받는 사람은 심술이 나거나 열등감을 느낄 수 있고 그래서 진심으로 상받는 사람에게 축하하는 마음이 우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코치 상을 받은 코난군

명왕고 남자 테니스부에서 선발로 뽑혀서 플레이오프 시즌 경기에 참가해야 하는 코난군은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집을 비우게 된다. 부코치인 남편도 테니스 대회에 따라 가야 했기 때문에 시상식에는 나혼자 가서 대리 수상을 했다.
전에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미국의 학교는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세워서 상을 주는 것이 아니고, 각 분야에서 무엇이든 잘 하는 아이들에게 상을 준다. 그러다보니 상을 받는 아이들도 무척 많고, 각 상의 의미를 설명하고 상을 받는 아이가 얼마나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한지를 일일이 말하고 단상으로 불러서 상패를 주느라 시상식은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이 걸렸다. 내 아이가 상을 받는 것은 기분이 좋지만, 다른 수 십명의 아이들의 훌륭한 점을 듣고 박수를 치면서 앉아 있자니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코바늘 뜨기로 만든 꽃다발

모교를 방문해서 졸업 가운을 입고 행진하는 행사에도 코난군은 테니스 대회 때문에 오늘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에 따로 날을 정해서 예전 살던 집 트리하우스에 가서 친구들과 기념 사진을 찍을 계획을 하고 있다. 콘서트, 씨니어 나잇, 시상식, 모교 방문, 졸업 파티, 등등 수많은 행사가 있고, 오는 토요일 아침에는 그런 모든 행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졸업식이 있다.
최근에 아이를 졸업시킨 한국인 선배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졸업식에 꽃다발을 들고 오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라고 한다. 그래도 졸업식 사진을 찍을 때 꽃을 들고 찍으면 예쁠 것 같기는 한데, 졸업 시즌이라 비싼 꽃을 사기는 좀 아깝고 (그렇다고 미리 사둘 수 있는 물품도 아니고) 해서 어떡하나 궁리를 하던 중에 뜨개질 상자 안에 빨간 실과 초록 실이 눈에 띄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무척 간단한 뜨기 방법으로 쉽게 이런 꽃다발을 만들 수 있었다.

빨간 장미

코난군 졸업식 전날 저녁에는 이웃집 아이의 홈스쿨 종업 파티에 초대를 받았는데 그 때 들고가려고 꽃다발 한 개를 더 만들었다. 경험치가 쌓여서 더 빨리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었다. 이제 내친 김에 내일 있을 둘리양의 프로모션 행사 (중학교 졸업식) 에 들고갈 것도 따로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 원래는 처음 만든 꽃다발로 두 아이 학교 행사에 재사용하려고 했었지만 자꾸 만들다보니 아직 재료도 남아 있고 만드는 시간도 더 단축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만든 것이라 좀 더 세련된 꽃다발

예전 블로그 포스팅을 뒤져서 코난군의 첫 등교일 사진을 찾았다. 이렇게 귀여운 킨더가든 학생이 이제 늠름한 졸업생이 되었다.

2013년 코난군의 킨더가든 학년 첫 등교일 (둘리양은 18개월)
2026년 5월 22일 코난군의 12학년 마지막 등교일
13년간 학교 다니느라 수고 많았다

2025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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