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올리언즈 유람기 <제 1편>
종훈 오빠와 사과문 아저씨 부부를 만나기로 한 곳은 몽고메리 현대자동차 공장 건설 현장이었다. 우리 동네 아테네를 출발한지 세 시간 반만에 몽고메리에 도착했고, 현장으로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왜냐? 몽고메리라는 도시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데다, 현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한글로 된 표지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 자동차 공장을 환영합니다. 앨라바마 주”
허허벌판에 엄청 큰 규모로 추정되는 건물의 뼈대가 지붕을 이고, 뜨거운 태양아래 당당히 서있었고, 중장비가 지날때마다 휘날리는 황토 흙먼지 사이로 담뱃불을 붙이는 종훈오빠의 모습은… 잘 봐주면 황야의 보안관… 그냥 봐주면 사우디 아라비아 파견 근로자…의 모습과 흡사했다…ㅎㅎㅎ
회사 사람들의 배려로 오빠는 칼퇴근을 할 준비가 되어있었고, 사과문 아저씨 (죤 사과문) 는 미국인이라 토요일에 근무를 안하는지, 시간에 맞추어 부인 (에이미 사과문) 을 모시고 나타났다. 죤은 40대 중반의 백인으로, 무척이나 큰 키에 콧수염을 길러, 싱거우나 무척 사람좋아보이는, 그런 인상이었다. 그는 일리노이 출신의 자동차 공장 엔지니어로, 일본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에이미 역시 남편과 마찬가지로, 사리분별이 뚜렷하면서도 다정한 성격이 엿보였다. 솔직히 이 두 사람이 마음에 안들었다면, 함께 여행하자는 제의도 거절했겠지… 아니, 그런 제의를 하지도 않았을 것같다… 죤이 우리더러 어떻게 현대차를 두고 일본차를 탈 수가 있냐고 싱거운 농담을 건낸다. 최근에 새로 산 차역시 일본차인 걸 알면 더 짖궂게 놀렸겠지…
뉴 올리언즈를 향해 출발~ 하기 전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종훈오빠가 “뉴 올리언즈 가는 길에” 점심을 먹자고 했다면서, 양수씨는 “가기 전”에 먹고 출발하면 시간이 마치맞을 것 같은데 왜 “가는 도중에” 먹자고 하는지 모르겠다 했으나… 우리가 간 곳은 현장 진입로를 벗어나자마자 있는 버거킹… 글쎄…? “가는 길에” 있기도 하고, “가기 전에” 먹는 것 같기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