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를 멀리 떠나보내고 옆구리가 허전하고 썰렁한 며칠을 보내던 중…
지도교수님께서 제 오피스로 찾아오셔서 황당하고도 영광스러운 기회를 던져주셨습니다.
조지아 대학교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Athens Tech College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에덴스 전문대” 쯤 되겠죠?) 에서 유아교육 한 과목을 가르쳐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생 상대의 강의를 이미 2년이나 해오고 있고, 그걸로 과분한 상까지 받은 바 있지만, 그건 그래도 조교 업무로서의 일이었고, 이렇게 외부 학교에 정규 강의를 나가는 것은 언감생신 꿈도 꾸지 못했던 터라 일단은 얼떨떨했고, 다음은 비자 문제가 걱정되었습니다. 학생 비자 신분으로는 학교 외부에서 돈받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 인생에 두 번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한달음에 학교 관련 부서로 찾아가 알아본 결과, 인턴쉽 학점을 신청해서 비자 문제는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에덴스 전문대 유아교육과 교수님과 면접을 보기로 약속을 잡았죠.
오늘 오후에 약간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갔는데, 제 이력서와 성적증명서를 보더니, 아주 훌륭한 백그라운드라고 칭찬하면서 곧바로 다음 학기에 가르칠 과목에 대한 안내를 해주시더군요. 마침 그 교수님도 똑같은 과목의 다른 클래스를 가르치게 되어서 강의계획안과 교과서 등등의 수업자료를 공유할 수 있어서 더욱 행운이었죠.
제가 가르칠 강의실도 돌아보고, 도서관 카드와 주차증도 받고 (주차증엔 “에덴스 전문대 교수” 라고 써있답니다, 우쭐~), 읽어보고 싸인해야할 서류들을 잔뜩 받아 집에 돌아오는 길에 김박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이제 개강하는 9월 27일까지는 열심히 교과서를 읽으며 강의준비를 해야죠.
이번 일 덕분에 김박사와의 별거가 그다지 외롭다고 느끼지 못할만큼 바쁘게 살 수 있게 되었고, 또 졸업후 취직할 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아주 많이 기쁩니다. 앞으로 바쁘게 살아갈 제게 여러분들의 많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 김양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9-17 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