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

박사후보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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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목요일 아침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치른 구두시험에 합격함으로써, 이젠 명실공히 박사후보 (doctoral candadate)가 되었습니다.

백 페이지에 달하는 필기 시험은 한 학기가 걸리는 대장정이었지만, 두 시간만에 승패를 가늠하는 구두 시험이 스릴은 더 넘치더군요. 교수님 세 분이 번갈아 가면서 제 논문 연구에 대한 예리한 질문을 하시고, 저는 긴장해서 더더욱 안굴러가는 발음으로 대답을 하고, 그리고 마침내 잠시 나가있으라는 분부가 있었습니다. 회의실 밖 복도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십여 분이 어쩌면 그리도 길던지…

귀를 쫑긋 세우고 회의실 안의 동태를 살피는데, 뭔가 심각하게 의논을 하시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때는, ‘혹시 내 대답이 너무 부실해서 통과를 시키지 않기로 이야기가 되어가는 건 아닌가’ 하고 긴장이 되었지만, 조금 지나서 선생님들의 웃음소리와 가벼운 대화인 듯한 말소리가 들릴 때 비로소 ‘합격을 했나보다’ 하고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의 종합적인 의견은, 질문들이 아주 다양한 분야 (유아교육은 물론이고, 생물학적 관점과 사회학적 관점까지 아우르는) 에서 나왔는데 골고루 잘 대답을 한 것으로 보아, 제가 제 연구에 얼마만큼 많은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알았으며, 그래서 합격시키기로 모두가 동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의례적인 인사치레였겠지만, 기분이 좋은 것은 숨길 수가 없었답니다.

그 자리에서 세 분 선생님들께서는 제 박사후보 신청 서류에 싸인을 해주셨습니다.
이제 박사가 되기까지 남은 과정은 다음 달 (혹은 그 다음 달) 즈음에 연구계획서를 완성해서 선생님들을 모셔놓고 발표해서 승인을 받은 다음 (이렇게 되면 ABD 라고 하는 단계가 되지요. ABD는 논문만 남은 예비박사란 뜻입니다.), 이미 모아둔 논문 자료를 분석해서 100에서 300 페이지 정도 분량의 논문을 쓰고, 그 논문을 최종 승인 받은 다음에 졸업식에 참석해서 지도교수님이 씌워주시는 후드를 입는 것으로 끝이 나겠지요.

한 단계, 한 단계, 박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앞으로도 중계방송 해드리겠습니다.
성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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