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은 발목을 잘릴 각오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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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한겨레신문 기사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어떤 교수가 학생을 지도할 때 학생에게 처음으로 했던 말이라고 하더군요.
급박하게 진행된 황 교수 사건 때문에 잠을 좀 많이 설쳤지요.  사실 전 다른 루트를 통해서 이런 일이 생길 거란 것을 2005년 6월쯤에 알았기에 그렇게 놀라진 않았습니다.
일련의 거짓말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앞으로 얼마나 많을 것들이 밝혀질 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겠지요.
과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이미 황 교수의 직업적 생명은 끝났다고 단언했는데, 그는 여전히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살리려고 애를 쓰고 있기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해를 못하는 이유는 제가 아마도 미국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과학자는 사실을 이야기해야 하고, 사실을 저널에 발표를 해야 합니다. 그 사실이 다른 실험적 조건 때문에 잘못 알려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은 나중에 밝혀지더라도 누가 되진 않습니다. 당시의 실험적 (기계, 장비 등), 혹은 이론적 부재 때문에 어떤 결과 옳다고 받아져서 논문에 실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가 다르다고 발표가 나중에 되더라도,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하지만 있지도 않은 것을 있는 것처럼 발표를 하면서 그 거짓을 묻히기 위해서 자료를 조작한다는 것은 과학자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과학자를 가장한 사기꾼이지요. 두 번이 아니라 한 번의 논문 조작만으로도 그는 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그가 쓴 천문학적인 돈이 김우중 회장이 가지고 도망친 액수엔 비교가 안 되지만, 로또가 몇 번 당첨되더라도 손에 쥘 수 없는 돈을 썼습니다. 그 돈은 어디서 왔습니까?

제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은, 여전히 황 교수를 교주 모시듯 받드는 그런 집단에 관한 것입니다. 촛불 시위니, 지관 스님의 ‘100억’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니 하는 것이 제겐 피부에 와 닿지 않거든요.

저는 신문을 보더라도 ‘한겨레’, ‘오마이 뉴스’, ‘프레시안’을 주로 봅니다. 이들 신문은 조.중.동 처럼 소설을 쓰진 않거든요.  근데 오랜만에 ‘서프라이즈’니 ‘ 하는 곳을 가 봤는데, 정말 별난 세상이더군요. 맹목적 지지자들로 가득 찬,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황 교수도 인정한 두 번의 논문 조작으로도 과학자로서의 생명은 끝났다고 몇번 글을 남겼는데 바로 지우더군요.  그들은 아직도 황 교수가 뭔가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더군요.  백번 양보해서 그가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무얼 합니까, 이미 사기꾼인데. 줄기세포가 있다고 해도, 그 실용성이 전혀 증명이 되지 않아서 잘못 했다간 암을 발병시킬 수 있다고들 이야기 하지 않습니까? 그에게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줄기세포가 있지만 아직은 의학적으로 실용할 단계는 아니다’ 라고 해야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태의 중심은 과학자의 조작에 관한 것이어서, 많은 과학자, 과학도 들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하는 반면에, 황 박사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집단들은 과학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는 논문 조작에 엄정한 잣대를 들이 대지만,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조작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는 모양입니다. 우리들에겐 서류조작, 회계조작, 탈세 이런 것들이 너무 익숙한 것으로 와 닿아서 그런 모양인가요? 온갖 나쁜 짓을 해도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생각처럼, 논문 조작을 좀 하더라도 나중에 기술만 있으면 된다는 것처럼 받아들이는지는 아닌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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