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잡채-냉장고 정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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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방학이 시작되는 주말에 한국 마켓에 다녀왔다.

냉동실에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냉동 만두와 우동, 냉면, 그리고 깍두기 담을 재료, 쌀과 현미, 아이가 잘 먹는 과자, 등등을 샀더니 카트 두 대에 500 달러가 나왔다.

마트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혀를 내두르며 놀랄 정도였으니…

집에 와서 주방과 다이닝룸 지하실에 골고루 분산되어있는 냉장고, 김치 냉장고, 냉동고를 오르내리며 장봐온 것을 정리하느라 한 시간 정도를 소비했나보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냉장고에서 얼른 먹어야 하는 재료와, 저장 공간이 없어서 먹어없애야(!) 하는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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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에서 샀던 닭가슴살이 너무 많아서 냉동실이 복잡했다.

거의 일주일간 방치되었던 파도 먹어야하고, 달랑 한 개 남은 양파와 당근, 그리고 콩나물도 그 생명이 길지 않을 것 같아서 오늘 저녁 메뉴로 선택되었다.



잡채만큼 칼질을 많이 해야하는 음식도 드물지 싶다.

당면 가닥과 비슷한 모양으로 재료를 길고 가늘게 썰어야 익히는 시간과 양념의 정도가 비슷하게 되고, 또 젓가락으로 집어 먹기에도 좋기 때문에 잡채의 모든 재료는 채썰기를 하는가보다.

시간과 노동력, 설겆이는 절약하기 위해서, 모든 재료를 미리 다 썰어두었다.

다른 반찬의 재료인 양파도 미리 썰어놓고, 가장 마지막으로 닭고기를 썰었다.

원래는 채소를 써는 도마와 고기나 생선 전용 도마를 따로 놓고 쓰는 것이 정석이지만, 이렇게 채소를 먼저 썰고, 고기를 마지막에 썰고나서 깨끗하게 씻어두면 위생문제가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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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을 삶은 후에 아직도 열기가 남아있는 전기렌지 화구에 볶음 냄비를 얹고 식용유에 마늘을 먼저 볶는다.

가스렌지와 달리, 전기렌지는 달궈지는 데 시간이 한참 걸리고, 불을 끈 뒤에도 열기가 오래 남아 있어서, 조리를 할 때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전기와 시간을 조금이나마 절약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열해서 조리할 음식의 순서를 미리 정해두고, 한 두 개의 화구만을 계속해서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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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마늘을 먼저 살짝 볶으면 기름에 마늘향이 배어서 볶는 채소 전체에 그 향을 입힐 수 있다.

오늘의 조리과정 중에서 내가 세운 시간절약 작전은 이렇다.

  • 당면을 삶는 동안에 칼질을 한다.
  • 다른 음식에 쓸 재료도 미리 썬다.
  • 고기를 마지막으로 썰고 칼과 도마를 설겆이 개수대에 넣어둔다.
  • 당면이 다 익으면, 그 화구 위에 볶음냄비를 얹어서 달군다.
  • 잡채를 볶는 사이사이 – 예를 들면 콩나물을 볶다가 푹 익도록 잠시 두는 사이에 – 썰어둔 양파와 함께 파래를 무치거나, 청경채를 전자렌지에 돌리고 된장에 무친다.

이렇게 해서 몇 분이나 절약했는지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더군다나 봄방학 중이 아닌가.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음식을 만들면,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찬 음식은 차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내 자신이 뭐랄까… 프로페셔널 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무도 몰래 혼자 우쭐하는 기분도 좋다.

마늘이 익으면서 향신기름이 된 볶음팬에 닭고기를 먼저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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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을 비롯해서 당근이나 다른 채소도 익히는 시간이 있으므로, 닭고기의 표면이 살짝 익었을 때, 채소를 추가해서 볶는다.

DSC_5941.jpg 콩나물을 먼저 넣은 이유는 콩(머리)이 덜 익으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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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는 딱히 정해진 재료가 있다기보다는, 냉장고에 있는 것 중에서 내맘대로 골라서 쓰면 된다.

DSC_5943.jpg 들어간 양념: 참기름, 후추, 소금, 저염간장, 그리고 사진에서 빠진 깨소금

당면은 이미 익힌 것이고, 고기는 처음부터 볶았으므로 충분히 익었다.

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하고, 저염간장과 참기름으로 향을 더하면 완성이다.

오늘은 어쩐 일인지 코난군도 엄마가 만든 잡채를 곧잘 먹었다. 코난아범은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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